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원정 숙소 옥상에서 특타를 하며 "홈구장 돌아가고 싶다"고 외친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바람이 이뤄지지 않았다.
어린이날을 맞아 창원 NC파크의 재개장 여부에 시선이 쏠렸지만 결론은 야구계와 팬들의 기대와 정반대였다. 무기한 폐쇄가 확정됐다.
KBO리그 구단 NC 다이노스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임시 대체 홈구장 검토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5월5일 어린이날 재개장은 야구팬들이 기대하던 심리적인 마지노선이었다. 그런데 NC파크 재개장 무기한 연기로 결론이 도출되자 구단도 원정 경기만 다니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특단의 대책을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NC는 "오늘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참석한 안전조치 이행 점검 회의에서 창원 NC파크의 구체적인 재개장 일정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는 국토교통부의 안전 점검 지적 사항에 따른 조치의 하나로 열렸다.
하지만 창원 NC파크 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재개장 일정이 결국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달 4일부터 원정 경기만 치르는 NC의 유랑 생활이 한 달이 다 됐다. 여기서 더 장기간 원정 경기만 다닐 경우, 다른 구단에도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NC 구단이 임시 홈구장을 구상할 수밖에 없다.

이미 KBO리그는 NC파크의 폐쇄에 따라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4월29일~5월1일 3연전을 기존 창원 홈 경기에서 광주 홈 경기로 바꾸는 것에 합의하고 NC 구단과 주중 3연전을 치른 KIA 타이거즈는 반대급부로 8월에 원정 12연전을 치러야 한다.
NC 구단이 계속 원정 경기만 소화하면 KIA 구단과 같은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 한 팀이 장기간 원정 경기만 다니는 것은 '리그'의 특성을 해치고 공정성을 저해하는 일이다.
이에 따라 NC는 창원 NC파크의 안전 점검 절차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KBO리그 파행을 방지하기 위해 KBO와 협의해 2025시즌 임시 대체 홈구장 마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어린이날이 낀 5월5~7일 KT 위즈와의 월~수 3연전은 홈과 원정을 바꿔 수원에서 치를 수밖에 없게 됐다.
NC파크 폐쇄에서 비롯된 KBO리그 파행은 지난 3월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NC는 LG 트윈스와 홈 개막시리즈 3연전 중 두 번째 경기를 치르고 있었는데 경기 도중 NC파크 3루 쪽 매점 벽에 설치된 구조물이 추락, 야구장을 찾았던 관중 3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구조물은 알루미늄으로 된 길이 2.6m, 폭 40cm, 무게 60kg짜리 알루미늄 외장 마감 자재 '루버'였다. 엄청난 크기의 금속 덩어리가 4층에서 자유낙하하더니 1층 매점 지붕에서 한 차례 튕긴 뒤 매점 앞에 있던 관중 3명을 덮쳤다.

이 중 머리를 다친 한 명이 응급 수술 등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사망하면서 사고는 대형 참사가 됐다.
이후 KBO는 4월1일을 추모의 날로 정해 5개 구장 전 경기를 치르지 않았으며 NC는 이후부터 원정 경기만 다니거나 아예 시리즈 3연전을 쉬었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은 상대팀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을 임시 홈으로 쓰기도 했다.
선수들의 애로점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프로 선수들임에도 훈련할 곳이 없어 원정 숙소 옥상에서 특타를 할 정도다. NC 선수단 4월 한 달 이동 거리가 1700km에 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래도 이번 사고의 원인이었던 루버 310여개가 지난달 말 전수 탈거되면서 어린이날 만큼은 창원 NC파크에서 홈 경기가 열릴 것이란 바람이 적지 않았는데 이뤄지지 않았다.
KBO리그가 지난해 사상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면서 야구장과 그 근처는 사람이 모이고 경제를 일으키는 공간이 되고 있다. 돈이 돌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장소가 되고 있다는 뜻인데, 창원 NC파크에선 당분간 돈이 돌 일이 없게 됐다.
NC 구단은 "시민들의 안전, 선수단 운영과 KBO리그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며 "임시 대체 홈구장 결정 및 운영 방안은 KBO와 신속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창원 NC파크의 근본적인 보수와 안전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리그 안정성과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모든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했다.
정부 차원에서 안전 문제에 신중을 기하는 만큼, 당분간은 NC파크가 야구팬들에게 잊혀질 전망이다. 임시 홈구장 후보지로는 울산과 포항에 있는 두 야구징이 꼽힌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KBS 화면 캡처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