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주권 노린 위험한 갈등 고조 행위" 비난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이 2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대통령궁 부근을 공습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함께 다마스쿠스 대통령궁에 대한 공습을 지휘했다고 밝히며 "이는 시리아 정권에 대한 분명한 경고 메시지"라고 말했다.
분쟁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날 새벽 대통령궁 동쪽 카시운산이 폭격받아 다마스쿠스 전역에 폭음이 울렸지만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카츠 장관은 시리아 과도정부의 아메드 알샤라 임시대통령을 옛 이슬람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수장 시절 가명인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로 지칭, '정부'로 공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줄라니는 아침에 일어나 이스라엘 공군의 공격 결과를 보고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드루즈족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로 결심했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다마스쿠스 교외의 드루즈족을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폭도의 공격에서 보호하고, 수와이다 등지의 드루즈족 수십만명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지하디스트를 해당 지역으로 파견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있는 우리 드루즈 형제들의 충성심과 안보에 대한 막대한 기여를 고려하면 시리아의 드루즈족을 위험에서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에서 다친 드루즈족 2명이 이스라엘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며 "시리아 남부에 배치된 이스라엘군이 드루즈족 마을에 대한 적대세력의 진입을 차단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리아 접경지 골란고원에 배치된 이스라엘 지상군 병력 중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시리아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대통령궁 폭격은 국가기관과 주권을 노리는 위험한 갈등 고조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안팎의 공격은 시리아의 통합을 향한 시리아인의 의지를 약하게 하지 못한다"며 "시리아가 이런 국제법 위반 행위에 맞서는 데 국제사회외 아랍국가들이 함께 해달라"고 촉구했다.
드루즈족 등 시리아 내 소수 종파에 대한 탄압 우려와 관련해서는 "모든 당사자가 국가적 단결이라는 틀 안에서 대화하고 협력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0일에도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드루즈족을 공격하려던 시리아 무장단체를 공습한 바 있다. 이는 이스라엘과 정서적으로 가까운 드루즈 공동체를 고리로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SOHR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남쪽 자라마나 마을을 정부군 측 수니파 이슬람 무장대원들이 공격하며 양측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후 드루즈족이 주로 사는 수웨이다 등으로 유혈 충돌이 확산하고 있다.
드루즈교는 11세기에 시아파 이슬람의 극단적 분파로 창시됐지만 현재는 완전히 별개의 종교로 여겨진다. 드루즈족은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등에 분포한다.
시리아의 드루즈족은 이스라엘과 가깝게 지내며 이스라엘 내 드루즈족은 병역 의무 등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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