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적인 윙어 아르연 로번이 본격적으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한다.
밑바닥부터 훑고 올라가는 모양새다,
2025-2026 시즌을 앞두고 네덜란드의 명문 구단 FC 흐로닝언이 구단 유소년 아카데미 재편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구단의 레전드인 로번이 U-14팀의 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FC 흐로닝언은 2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유소년 팀의 2025-2026시즌 트레이너 및 코치 명단을 발표하며, "구단 유소년 아카데미의 8개 팀을 이끌 지도자 명단이 확정됐다. 이 중 로번은 흐로닝언 U-14의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번은 흐로닝언 유소년 출신으로, 이곳에서 선수 경력을 시작해 이후 PSV 에인트호번, 첼시,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정상급 클럽을 거친 뒤, 2020년 한 시즌 동안 흐로닝언 유니폼을 다시 입으며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PSV 시절엔 박지성, 이영표와의 '환상 케미'로 한국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로번은 은퇴 후 2022년부터 아마추어 구단에서 감독 수업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자신의 아들 루카를 지도하며 감독 경험을 쌓았다.
이후 2년간 FC 흐로닝언 아카데미 내 여러 팀에서 보조 코치, 실습 코치 등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유로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과거 지로자로서의 커리어에 대해 "아직 내 길이라고 확정하고 싶지는 않다. 일단 시도하고, 시간이 흐른 뒤에 내게 맞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언급했지만, 이제는 본격적인 유소년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FC 흐로닝언의 수뇌부 역시 로번의 선임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흐로닝언 아카데미의 축구 개발 총괄 바이런 바커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로번이 우리 유소년팀의 감독직에 흔쾌히 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자부심을 느낀다. 그의 선수 경력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하지만 그가 우리와 함께한 초창기부터 이미 유능한 감독의 면모를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구단의 축구 및 아카데미 총괄 매니저 아르트 랑겔러 역시 이번 코칭 스태프 구성에 대해 "우리는 유소년 육성에서 지속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익숙한 인물들을 중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한 이번 결과에 만족한다. 다양한 유형의 감독이 공존하는 구성이 매우 중요하며, 이번 인사로 인해 이상적인 밸런스를 맞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번은 선수 시절 뮌헨에서 총 144골 100도움을 기록했으며, 2013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승골을 넣으며 클럽을 유럽 정상으로 이끈 주역이다.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도 96경기를 소화한 그는 이제 새로운 무대에서 지도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다.
유소년 시스템 내에서 전설적인 선수가 직접 현장을 맡는다는 것은 향후 흐로닝언의 육성 철학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로번이 향후 성인팀 감독직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의 첫 시즌은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 로번이 어떤 지도력을 발휘하며 자신이 사랑했던 구단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흐로닝언 U-14팀에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FC 흐로닝언/바이에른 뮌헨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