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감식도 함께 진행…지난달 같은 라인서 부상사고도 발생 확인
노동부는 '중대산업재해' 여부 조사…대표이사 처벌 가능성도 제기
노동부는 '중대산업재해' 여부 조사…대표이사 처벌 가능성도 제기

(용인=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급식업체 아워홈의 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5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아워홈 용인2공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경찰은 수사관 10여 명을 투입해 전체 공정 및 안전·보건과 관련한 교육 자료, 위험성 평가서 등 수사에 필요한 서류와 전자정보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사고 책임 소재를 가려 관련자를 형사 처벌할 방침이다.
압수수색과 동시에 유관기관과의 합동감식도 진행했다.
감식에는 경찰 과학수사팀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사고가 난 기계 제작업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합동감식팀은 어묵류를 생산하는 이 기계의 작동 과정 전반을 살펴보고,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가 있는지를 들여다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경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장 붕괴사고 현장에 나가 있어 감식에 동참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른 시일 내에 국과수와 함께 2차 정밀 감식을 할 계획이다.
이번 압수수색에 고용노동부는 참여하지 않았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관한 수사를 진행하던 중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영장을 단독으로 집행했다.
오전 9시께 시작된 압수수색은 5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2시 30분께 종료됐다.
앞서 지난 4일 오전 11시 23분 가공식품 생산공장인 아워홈 용인2공장 어묵류 생산라인에서 30대 남성 근로자 A씨가 기계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으나, 닷새 만인 9일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사망자 발생에 따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공장장 1명을 형사 입건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현장을 비추는 CCTV가 없어 A씨의 사고 장면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수사에는 큰 지장이 없으리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지난달 6일에도 어묵류 생산라인에서 러시아 국적의 30대 여성 근로자 B씨의 왼팔과 손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난 사실을 파악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기계와는 다른 기계에서 발생한 사고이지만, 경찰은 두 사고가 유사 사례라고 판단하고 병합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B씨는 사측을 고소했다가 최근 취하했다. 고소 취하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노동부는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 중 한 가지를 충족하면 '중대산업재해'로 본다.
이 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앞서 A씨가 사망한 지난 9일 구미현 아워홈 대표이사는 "유가족께 진심으로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현장의 동료 직원들에게도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워홈은 경찰 및 노동부의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외식업계 안팎에선 아워홈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임원을 줄이면서 안전 경영체계가 느슨해졌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지난해 6월부터 경영에 참여한 2세 경영자 구 대표가 처벌 대상이 되리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참고인을 차례로 조사할 예정으로, 합동감식 결과도 면밀히 살피겠다"며 "평소 직원들의 근무 형태와 기계 조작 방식, 공장의 안전 관리 실태 등이 중점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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