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트럼프 통화에 민주 "뭘 팔아먹었나" 국민의힘 "美, 차기 정부 태도에 관심"
민주 김병주 "내란 공모정당" 발언에 양측 의원들 고성·삿대질
민주 김병주 "내란 공모정당" 발언에 양측 의원들 고성·삿대질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조다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4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포함한 권한 범위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자의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이번 내란 사태를 부른 핵심적 원인"이라며 "헌법 기관 구성은 선출된 권력이 하는 것인데 어떻게 권한대행이 선출된 권력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나. 그거야말로 제2의 내란이다. 명백히 위헌적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한 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을 두고도 "국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주의적 세계관을 볼 때 서로 무언가를 거래하고 나서 유력 대선 후보라는 말을 들은 것 아니냐', '도대체 뭘 팔아먹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유력 대선 후보 한덕수라는 것을 언론에 흘린 사람은 (정상간 통화라는) 3급 기밀을 누설한 것이므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은 "한 대행은 윤석열의 아바타이면서 내란 공범"이라며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한 대행의 대선 출마는 매우 부적절한 행태다"라고 꼬집었다.
강선우 의원도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어느 한 명의 국민으로부터 단 한 표도 받은 적 없는 권한대행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 불가분하게 똑같이 가진 권한을 도둑질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 대행이 적법하게 권한을 행사했다고 반박했다.
유상범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국가 비상 상황에 처했는데도 민주당은 여전히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한 대행의 적법한 권한 행사에 대해 또다시 재탄핵 운운하며 겁박하고, 국정 운영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위 소극적으로 현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북한 도발 등에 대응을 못 한다면 결국 국가 안보가 위태롭지 않겠느냐"며 "국제 무역 질서가 불안한 지금 미국 등 외국과의 조약 체결이나 비준이 필요하면 한 대행이 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그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외교부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은 한 대행이 헌재의 공백을 막고자 9인 체제를 만들자고 하니 탄핵 협박을 시작했다. 급기야 오늘은 한 대행을 형사 고발까지 했다"며 "이재명 전 대표의 사익을 국익보다 앞에 두니 벌어지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기웅 의원은 한 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무슨 뒷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고 얘기하는 분도 계시지만, 이 배경에는 뒷거래가 아니라 향후 출범할 정부가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질지에 관해 관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국민의힘은 내란 공모 정당"이라고 주장하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쏟아지며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김 의원의 발언에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을 내리치며 반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권 의원을 향해 "왜 국회의원에게 손가락질이냐"고 맞섰고, 권 의원이 이에 "야, 조용히 해"라고 맞받아치면서 언성이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양당 의원들이 서로 말싸움을 하는 등 소란이 10분 가까이 지속됐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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