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적막감만…"두달 후 대선, 시간 촉박하지만 져서는 안 돼"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정진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은 4일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자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선고 직전까지 당내에선 기각·각하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왔던 만큼 윤 전 대통령 파면과 이에 따른 여당 지위 박탈에 대한 충격이 더욱 크게 다가온 모습이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비대위 회의를 열고 헌재의 선고 장면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선고 시작 20분 전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들어섰지만, 헌재의 '파면한다'라는 주문이 발표되자 침통한 분위기 속 일부 당직자들의 탄식과 한숨이 흘러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권 위원장은 선고 직후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홀로 서서 입장문을 읽은 뒤 질의응답 없이 퇴장했다.
권 위원장은 "무엇보다 먼저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여당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도 국민의힘이 국가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지만, 국민의힘은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입장도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실에서 나온 뒤 고개를 숙인 채 원내대표실로 향했다. 다른 지도부 인사들도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적막감이 감돌았다.
굳은 표정으로 연단에 선 권 원내대표는 "실망을 넘어 참담하기만 하다. 여러분 모두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에게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여러분 모두 각자 서 있는 자리, 역할과 방법은 조금씩 달랐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줬다"며 "그 과정에서 다른 생각과 견해가 있었다. 모든 차이를 털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당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 탄핵 기각·각하를 적극적으로 촉구하지 않았다'는 일부 의원들의 비판을 의식하면서 통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당장 60일 내 열리는 조기 대선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두 달 후면 대선이다. 시간은 촉박하지만 절대로 물러설 수 없고 져서는 안 되는 선거"라며 "승리를 위해 우리부터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헌재 선고를 재판정에서 지켜본 나경원·윤상현 등 국민의힘 의원들도 굳은 표정으로 헌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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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겸허히 수용, 국민께 사과…폭력이나 극단행동 안돼"/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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