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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악몽 되살아난 시리아…"나흘새 민간인 등 1천300여명 사망"

연합뉴스입력
아사드 지지 세력·과도정부 무장충돌…"현장처형·인종청소 계속" "아사드 근거지 무단침입, 학살" 전언…정부 지지·사망자 추모 시위 충돌도
(라타키아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소요 사태에 사망한 여성의 장례식에 추모객들이 몰려 있다. 2025.3.10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축출하고 안정을 찾는 듯했던 시리아에서 다시 '내전'의 악몽이 드리우고 있다.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무장세력과 과도정부 간 충돌이 이어지면서 나흘새 민간인 970여명을 포함, 1천300여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분쟁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 6일 이후 친아사드 무장세력과 과도정부 간 충돌로 민간인 97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SOHR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 민간인 사망자가 973명에 달한다며 양측 충돌로 '살인, 현장 처형, 인종 청소 작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친아사드 세력과 과도정부 등 전투원을 포함하면 전체 사망자 수는 1천300명을 넘어선다.

철권통치자 아사드 전 대통령이 쫓겨난 후 '시리아의 봄'을 기대했던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처지다. 주민들은 양측 무장충돌 과정에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에 떨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시리아 과도정부의 보안군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도로를 지나가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볼 수 있다.

또 아사드 가문의 핵심 기반이었던 시아파 이슬람 분파 알라위파의 친구, 가족 등의 죽음을 알리는 포스팅도 올라오고 있다.

[AFP 연합뉴스]

AFP통신은 군 호송대가 라타키아 지역 주택들을 수색하기 위해 마을로 진입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시리아 서부 해안 도시 라타키아는 아사드 전 대통령 가문의 근거지로, 알라위파가 주로 영향력을 끼치는 곳이다.

SOHR은 알라위파가 주로 거주하는 마을의 수배자가 체포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 대량 학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해안 도시 바니야스의 한 67세 주민은 AFP에 형제 2명과 조카가 무단 침입한 무장 단체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모든 남자를 지붕 위로 모아 총격을 가했다며, 무장 세력 중에 외국인들도 있었다고 했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민간인 유혈 사태에 연루되거나 국가 권한을 침범한 이들에게 단호하게, 관용 없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에선 새 정부를 지지하는 시위와 민간인 사망자를 추모하는 시위가 각각 열려 총 200명가량이 집결했다. 양측이 충돌하자 보안군은 공중 발포를 하며 시위대를 강제해산 하는 등 긴장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외부적으로는 아사드 정권 당시 취해진 국제사회 제재 해제와 경제 재건을 모색하고 있다.

아사드 하산 알-시바니 시리아 외무장관과 튀르키예, 이라크, 요르단, 레바논 외무장관들은 이날 요르단 암만에서 회동하고 서방에 대(對)시리아 제재 해제와 화해를 요구했다.

반면 이스라엘의 기드온 사르 외무부 장관은 독일 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현 정부 역시 지하디스트라며, 유럽은 시리아 정부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PA=연합뉴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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