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근처 공항…"여객기 64명·헬기 3명 중 시신 18구 수습"
두 항공기 모두 물속에…심야에 평균수심 7.3m 수색 총력전
트럼프 "막았어야" 개탄…항공 운영체제 전반에 대한 검증 예고
두 항공기 모두 물속에…심야에 평균수심 7.3m 수색 총력전
트럼프 "막았어야" 개탄…항공 운영체제 전반에 대한 검증 예고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현윤경 신재우 기자 =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근처 공항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충돌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두 항공기 모두 근처 강에 빠진 상황에서 심야 수중수색이 이뤄지고 있으나 총 67명에 달하는 탑승자들의 생사는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있지 않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후 8시53분께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의 여객기가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고 접근하던 중 미국 육군의 블랙호크(시코르스키 H-60) 헬기와 충돌했다.
두 항공기는 근처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사고 여객기가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을 태우고 미국 중부에 있는 캔자스주 위치토시에서 워싱턴DC로 가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사고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으며 고위직은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 CBS 방송은 사고 현장에 파견된 경찰을 인용해 이날 오후 11시30분 현재 최소 18구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생존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두 항공기가 평균 수심 7.3m에 달하는 강 속에 빠진 상황에서 당국은 생존자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워싱턴DC 소방서장인 존 도널리는 "생존자가 있는지는 모른다"며 날씨가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워싱턴DC 소방대와 경찰, 미군 등 300여명의 인원이 급파돼 경찰과 소방이 보유한 보트를 총동원해 대규모 수색,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도 "(추락한) 두 항공기가 모두 물속에 있다"면서 이날 밤에는 구조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은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블랙호크는 비행 훈련을 하던 중에 여객기와 충돌했다고 군 대변인이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여객기와 헬기의 충돌은 관제사의 비행 조율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헬기에 여객기와의 충돌을 주의하라는 경고가 무전으로 전달됐으나 직후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항공기 추락을 막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제탑은 헬기에 무엇을 봤느냐고 묻는 대신 무엇을 해야 할지 왜 말하지 않았나. 이것은 막았어야 할 나쁜 상황이다"며 "좋지 않다"고 썼다.
피트 헤그세스 신임 국방장관은 대변인의 이 설명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이 사고를 "절대적으로 비극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상공은 미국에서 가장 복잡한 항공로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공항 근처에서는 항공기들이 서로 충돌할 뻔한 일이 생각보다 훨씬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훈련 중인 헬기와 항공기가 어이없이 충돌한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제 체계 전반을 비롯한 항공기 운영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여러 기관이 지금 곧바로 대응하고 있다"며 일단 연방과 지방 사법당국이 현장에서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구하려고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아이섬 아메리칸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회사)의 깊은 슬픔을 표하고 싶다"며 "이날은 우리 모두에게 힘든 날"이라고 말했다.
사고 여파로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이착륙은 전면 중단됐으며 이곳에 착륙할 예정인 항공기는 인근 볼티모어 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로널드 레이건 공항은 백악관, 연방의회, 국방부를 비롯해 중요한 정부·군사 시설에 인접해 있으며 공항 동쪽에 포토맥강을 끼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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