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세월호 참사 유족 설 차례상…"시민 염원은 생명·안전"(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1-29 17:53:17 수정 2025-01-29 17:53:17
서울 농성장 곳곳서 '거리 차례'도…"소외된 이들 모두 웃는 한 해 되길"


세월호참사 유족·시민 설 명절 상차림 및 떡국 나눔(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설날인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가족·시민 설 명절 상차림과 음식나눔 행사'에서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유가족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5.1.29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이율립 기자 = 설날인 29일 세찬 바람 속 강추위에도 서울 곳곳에서는 참사 유가족과 거리의 농성자들을 위한 합동 차례 행사가 열렸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희생자 159명을 기리며 이날 오후 1시 59분 종로구에 마련된 기억·소통공간 '별들의집'에서 세 번째 상차림 행사를 열었다.

차례상에는 사과와 배, 떡, 만두를 비롯해 피자 등도 올랐다. 차례에는 유족과 시민, 국회의원 등이 자리했다. 유족들은 서로 인사말을 나누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참사 후 처음 맞는) 첫 설에는 슬픔에 설이란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올 설은 특조위(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한 해 동안 참사의 모든 것을 밝혀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협)와 4·16연대도 오후 4시 16분 중구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참사 후 11번째 설 상차림 행사를 열고 떡국 등 명절 음식을 시민들과 나눴다. 앞서 차례를 마친 이태원참사 유족도 합류했다.

김종기 가협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가족들, 또 가족과 함께해온 시민들의 염원은 한 가지"라며 "생명과 안전이 지켜지는 나라, 그런 안전한 나라에서 우리가 희망을 가지고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아이들이 꿈을 키워나가는 그런 일상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염원을 이뤄야 이 거리에서 차례를 지내는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의 설 상차림[촬영 이율립]

명절마다 노동자들의 농성장 등에 차례상을 차리는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은 이날 오전 11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차례를 지냈다.

권달주 전장연 공동상임대표는 "2025년은 가난하고 힘든 노동자들,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이들이 모두 웃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꿀잠은 이날 명동 세종호텔 앞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장과 중구 한화그룹 앞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농성장에서도 거리 차례를 지냈다.

꿀잠 관계자는 "장애인과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삶이 우리나라의 행복을 결정하는 척도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을 향한 응원을 보냈다.

꿀잠-전장연 거리 차례[촬영 장보인]

bo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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