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주민 피해에 민원 쏟아져…울산은 떼까마귀와 공존 모색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 북구 도심에 대규모 떼까마귀 무리가 출현해 구청이 퇴치반까지 운영해가며 쫓고 있지만 주민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29일 부산 북구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떼까마귀로 불편을 겪고 있다는 민원이 하루 평균 3~4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까마귀 무리는 북구 구포대교 부근에 처음 등장했다가 최근에는 덕천동까지 이동했다.
해 질 녘 하늘을 뒤덮은 떼까마귀 무리는 어둠이 찾아오면 도심 전깃줄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떼까마귀 배설물이 도로를 뒤덮으면서 시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맘카페 등지에는 시민이 떼까마귀 배설물을 피해 우산을 쓰고 다니는 영상이 확산할 정도다.
북구 관계자는 "김해나 강서 지역 농경지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떼까마귀가 따뜻하고 전깃줄이 많은 도심으로 이동해 잠을 자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북구는 퇴치반을 운영해 레이저로 까마귀를 쫓아내고 배설물 청소를 강화하며 민원에 대응하고 있다.
떼까마귀는 참새목 까마귀과의 겨울 철새다. 몸 전체가 검고, 부리는 가늘고 뾰족하며, 몸길이는 47㎝ 정도다. 떼까마귀는 몽골, 시베리아 등지에 살다 추위를 피해 매년 10월께 우리나라를 찾아 3∼4월에 다시 북쪽으로 간다.
낮에는 논밭, 초지대 등을 찾아 씨앗이나 벌레 등을 찾아 먹이활동을 하고 해가 질 무렵 휴식에 적합한 장소로 모여든다.
떼까마귀는 사람을 공격하거나 AI(조류인플루엔자) 등 질병을 옮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국가에서는 해충을 잡아먹어 농작물 생육에 도움이 된다며 환영받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생김새와 색깔, 까마귀에 대한 인식 때문에 공포와 혐오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특히 도심 떼까마귀는 주민 피해로도 이어진다.
주차된 차량이나 주택가에 배설물이 떨어져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고, 떼까마귀가 전봇대와 전깃줄에 앉아 있다가 정전사태를 일으키기도 한다.
지자체마다 떼까마귀에 대한 대응은 조금씩 다르다.
태화강 인근에는 매년 10만여마리의 떼까마귀가 찾는데 울산시는 떼까마귀가 텃새인 까마귀와 달리 먹이가 풍부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월동한다는 특성을 강조하며 '겨울 진객'으로 대접한다.
타 시도에서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우비 등을 지원하고 태화강 국가정원을 산책하면서 떼까마귀 군무 체험을 하다가 떼까마귀 똥에 맞으면 지역 상권에서 사용 가능한 5만원 쿠폰을 주고, 떼까마귀 인증샷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2만원 쿠폰을 선물하는 이벤트도 벌였다.
반면 주민 거주지 인근에 떼까마귀가 나타났던 수원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퇴치반을 운영해가며 떼까마귀가 한곳에 장시간 있지 못하게 해 배설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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