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화책에도 냉랭한 김택우號 의협…의정 대화까지 가시밭길
연합뉴스
입력 2025-01-14 13:01:22 수정 2025-01-14 13:01:22
신임 의협회장, 정부 전공의 복귀 유인책·협의체 제안 일축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부터 내놔야" 정부에 공 넘겨…접점찾기 난항 예상


취임사하는 김택우 신임 의협회장(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김택우 신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4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2025.1.14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권지현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한 정부의 잇단 유화 조치에도 꿈쩍하지 않고 '강경 모드'를 유지했다.

전공의 모집과 새 학기 개강,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 등을 앞두고 사태 해결을 위한 의정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대화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대화가 성사된다고 해도 합의에 이르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김택우 의협 신임회장이 당선 일성이었던 정부의 구체적인 의대교육 정상화 계획을 재차 요구하면서 공을 다시 정부 쪽으로 넘긴 모양새다.

김 회장은 14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정부가 사태 해결과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한 뚜렷한 계획과 명확한 방침을 내놓아야만 의료계 역시 2026년 의대 정원 문제를 비롯한 의대 교육 계획 역시 논의하고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정부가 사직 전공의가 원래 병원에 복귀해 수련을 이어가도록 수련 특례와 입영 연기 조치를 내놓은 것에 대해선 "후속조치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여당의 여의정협의체 재개 제안엔 "이미 실패했던" 협의체라고 일축했다.

정부가 전공의 복귀 관련 조치와 함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원점 검토 입장을 밝히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개 사과도 했지만 의협은 기존의 강경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김 회장의 강경 노선은 "과거같이 정부 정책에 끌려가지 않겠다"거나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결자해지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언급에서도 묻어난다.

일단 의협은 대화 '전제 조건'으로 의대 교육 정상화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8일 회장 당선 직후에도 "2025학년도에 과연 의대 교육이 가능한가 부분부터 정부가 마스터플랜을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의대생들이 무더기로 휴학하면서, 이들이 새 학기 모두 복학할 경우 2025학번 신입생을 포함해 최대 7천500명가량이 한꺼번에 1학년 수업을 받게 된다.

김택우 신임 대한의사협회장 취임사(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김택우 신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4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2025.1.14 nowwego@yna.co.kr

이와 관련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일 "2025년에는 교원 증원과 시설·기자재 확충, 의대 교육혁신 지원 등 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총 6천62억원의 예산을 투자한다"며 의대생들이 복귀만 하면 수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의협으로서는 이 정도 계획으론 정상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셈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필요한지는 아직 분명히 요구한 바 없다. 의료계가 아닌 정부가 대책을 고민해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었다.

의료계 일각에선 2026학년도 신입생을 아예 뽑지 않거나 줄여서 뽑은 후 2024·2025학번을 올해와 내년에 분산해 수업을 듣게 하는 방법도 거론한 바 있다.

어떤 식으로든 의협 눈높이에 맞고 현실성도 있는 대책을 찾기 쉽지 않은 만큼 의료계와 정부, 정치권의 대화가 이뤄지기까진 진통이 예상된다. 의협이 참여하는 대화가 어렵게 성사됐다고 해도 2026년 정원 등 합의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이 의료계 내부에서도 작지 않은 만큼 의협을 중심으로 한 의료계와 정부가 어떤 형식으로든 사태 해결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의협 회원인 한 개원의는 "새 집행부가 정부나 국회와 어떤 식으로든 대화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전공의나 의대생의 그간 요구 사항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대화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새 집행부가 전공의들과 소통을 잘하고 있다는 점에 기대감도 있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통일된 의견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26년 의대 정원은 내달까진 확정돼야 하는 만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3월 신입생이 돌아오기 전에 (의협과) 빨리 협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집행부 인선을 마무리한 후 오는 16일 첫 이사회를 열 계획인데, 이 자리에서 의정 대화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전제 조건이나 요구 사항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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