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아스널 공격수 카이 하베르츠(아스널)가 승부차기에서 실축하자 그의 아내와 아이에게 살해 협박 메시지가 쏟아졌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는 13일(한국시간) "아스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에서 패한 후 카이 하베르츠 아내에게 보내진 위협적인 메시지를 조사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아스널은 13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4-25시즌 FA컵 3라운드(64강) 홈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3-5로 패했다.
이날 아스널은 후반 7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끌려가기 시작했지만 후반 16분 맨유 수비수 디오구 달로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했다.
달로가 퇴장을 당해 맨유 진영이 혼란스러워진 틈을 타 아스널은 후반 18분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의 동점골로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후 후반 24분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역전 기회까지 얻었다.
그러나 아스널은 절호의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키커로 나선 마르틴 외데고르가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정규 시간을 넘어 연장전이 끝날 때까지 10명인 맨유 상대로 역전골을 뽑아내지 못하면서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맨유부터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아스널은 2번 키커 카이 하베르츠가 실축한 반면, 맨유는 5명의 키커가 모두 킥을 성공시켰다. 결국 아스널은 수적 우위를 점했음에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패해 FA컵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문제는 경기가 끝나고 몇몇 축구 팬들이 이날 페널티킥을 실축한 하베르츠의 아내에게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이다. 일부는 하베르츠 아내가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유산을 바라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매체는 "카이 하베르츠의 아내 소피아 하베르츠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에게 전송된 위협적인 메시지를 공유했다"라며 "그 중엔 태아에 대한 살해 협박도 포함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하베르츠 아내에게 "농담이 아니라 당신의 집에 가서 당신 아기를 죽여버리릴 거다. 잠깐만 기다려", "유산을 하기를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베르츠 아내는 "누군가가 이런 글을 쓰는 게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건 정말 충격적이다. 부끄러워하기를 바란다"라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다들 좀 더 예의 바르게 행동해라"라며 자신과 아이를 협박한 이들을 비판했다.
하베르츠는 지금의 아내와 2018년부터 교제했고, 지난해 11월 임신 사실을 발표했다.
비록 승부차기에서 실축해 팀의 승리에 기여하지 못했지만 첫 아이를 기대하고 있는 하베르츠와 아내에게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낸 건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다. 매체도 "아스널은 현재 이들을 식별하기 위해 조사기관과 협의하고 있으며, 확인되면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아스널이 협박범을 찾아 처벌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승부차기를 실축한 하베르츠도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매체 '골닷컴'에 따르면 이들은 SNS을 통해 "하베르츠가 주전인 이상 우린 트로피를 들어올릴 가능성이 전혀 없다", "하베르츠는 아스널 역사강 최악의 영입생이다", "하베르츠는 수치스러운 선수"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독일 공격수 하베르츠는 2023년 여름 첼시에서 이적료 6750만 파운드(약 1250억원)에 아스널로 이적했다. 그는 올시즌 모든 대회에서 27경기 출전해 12골 3도움을 올리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승부차기 실축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
하베르츠 부부에게 가혹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스널을 이끄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선수를 옹호했다.
경기가 끝나고 아르테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하베르츠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하베르츠와 모두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라며 "우리 모두가 그들을 개인적으로 그리고 팀으로서 사랑한다. 그들은 기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팀이 3일마다 만들어 내는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놀랍다"라며 "그리고 난 우리의 결과 때문에 또는 우리가 그 결과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하베르츠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