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드디어 본격적인 여정에 나선다.
김혜성(LA 다저스)은 오는 14일 오후 8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새 소속팀인 미국 메이저리그(MLB) 다저스의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로 향할 예정이다. 출국에 앞서 오후 5시30분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간단한 기자회견도 진행한다. 미국에 입성하는 소감과 목표를 밝힐 전망이다.
다저스의 스프링캠프 시작일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다저스가 2월 21일부터 시범경기를 치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2월 15일 전에는 야수와 투수 전체가 모여 훈련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한 김혜성은 빅리그 도전의 꿈을 품었다. 지난해 1월 소속팀 키움과 면담을 통해 의사를 전했고,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허락을 받아냈다. 이후 김혜성은 지난해 6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다저스)의 소속사인 CAA스포츠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김혜성은 2024시즌을 무사히 마쳤다. 이어 미국 동부시간 기준 지난해 12월 4일 정오(한국시간 5일 오전 2시) 메이저리그에 포스팅 공시됐다. 협상 기간은 한국시간으로는 12월 5일 오후 10시부터 1월 4일 오전 7시까지였다. 복수 구단의 관심 속 김혜성의 선택은 2024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다저스였다.
다저스와 김혜성은 지난 4일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보장 계약은 3년 총액 1250만 달러(약 184억원)이며 이후 2년 계약을 연장하는 옵션이 포함됐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제외됐다.
AP통신이 공개한 계약 세부 내용에 따르면 김혜성은 계약금 격인 사이닝 보너스 100만 달러(약 15억원)를 먼저 받는다. 2025시즌 연봉은 250만 달러(약 37억원)다. 2026년과 2027년에는 각각 375만 달러(약 55억원)로 상향된다. 3년 뒤 다저스를 떠날 경우 바이아웃 금액 150만 달러(약 22억원)를 받게 된다.
3년 후 다저스와 상호 합의 하에 연장 계약을 체결하면 2028년, 2029년 연봉은 각 500만 달러(약 74억원)로 오른다. 더불어 시즌마다 500타석을 넘기면 50만 달러(약 7억원)의 보너스도 획득할 수 있다.
KBO리그에서 김혜성의 주 포지션은 2루수, 유격수였다. 다저스의 유격수 자리엔 무키 베츠가 자리 잡고 있다. 김혜성은 2루에서 기존 주전 개빈 럭스와 경쟁을 펼치려 했다.
그런데 지난 7일 다저스가 럭스를 트레이드로 내보냈다. 신시내티 레즈에 럭스를 내주고 외야수 마이크 시로타와 신인드래프트 균형 경쟁 라운드 A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혜성의 가장 큰 경쟁자가 사라진 것. 수비 불안을 노출했던 럭스와 달리 김혜성은 수비가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국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성적 예측 프로그램 '스티머(Steamer)'는 김혜성의 빅리그 데뷔 시즌 성적을 후하게 예상했다.
스티머는 김혜성이 올해 94경기에 출전해 353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79(326타수 91안타) 5홈런 35타점 41득점 14도루, 장타율 0.374, 출루율 0.324, OPS(출루율+장타율) 0.698 등을 만들 것이라 내다봤다. 수비, 주루 등에서 강점을 반영해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1.3이라 계산했다. 김혜성이 신인인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전망이다.
낯선, 큰 무대에서 빠르게 적응해 실력을 선보인다면 차츰 입지를 넓힐 수도 있다. 이제 모든 것은 김혜성에게 달렸다. 부푼 마음을 안고 미국에 첫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LA 다저스 공식 SNS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