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손흥민이 올 시즌 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수술 후유증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 다가오는 여름 토트넘 홋스퍼는 손흥민을 헐값에 매각하는 게 현실적일 거라는 조언도 나왔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11일(한국시간) "사이먼 조던은 이번 시즌 손흥민이 부진한 이유를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탈장 수술을 받은 여파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조던은 토트넘과 같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런던 연고 구단 크리스털 팰리스의 전 구단주다.
그는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토트넘의 경기를 보러 갔을 때 손흥민을 봤다. 그의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모습이었다"고 손흥민의 지금 모습은 그의 황금기 시절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기량임을 지적헸다.
그러더니 수술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는 거라고 강조한 것이다.
최근 손흥민은 토트넘과 현재 계약 1년 연장 옵션에 사인했다. 사실 이 옵션은 손흥민이 구단의 행사 의지에 반발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 지난 2021년 손흥민이 토트넘과 4년 계약을 맺을 때 삽입한 조항으로, 토트넘이 일방적인 행사 권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옵션 포기하고 방출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손흥민은 토트넘도 외면할 수 없었다.
토트넘 옵션 행사 발표 뒤 손흥민은 웃으며 한국어와 영어로 감사 인사를 올렸다. 그는 특히 "난 이 구단을 사랑한다"며 1년 연장에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손흥민은 한국어 인터뷰에서 감사를 얘기했다.
"일단 이렇게 또다른 기회를 받을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는 손흥민은 "기회를 준 것에 대한 감사가 큰 것 같다. 많은 성원을 받고 응원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의 기회로 팀에게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아서 너무나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항상 팬분들에게 실망시켜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응원해 주시는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변함 없는 지지룰 부탁했다.
한국어 인터뷰보다 먼저 공개된 영어 인터뷰에서는 주장으로서의 책임감, 토트넘에 대한 사랑, 성적 반등에 대한 의지를 알렸다.
손흥민은 "이 팀을 사랑힌다. 여기서 보낸 10년, 그리고 1년을 더 보내게 됐는데 그 모든 시간들을 사랑한다. 팀에서의 모든 시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주장이라면 정말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 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경쟁하는 팀이다. 모두가 뛰고 싶어하는, 어릴 때 꿈꾸고 바라는 팀이다"며 지난 2023년 8월부터 왼팔뚝에 차게 된 캡틴 완장에 대한 무게를 전했다.
그리고는 "주장이 된 순간부터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좋은 본보기가 되고 리더가 돼야 한다. 항상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최근 팀 성적 부진에 대해서도 '바닥을 쳤다'는 표현을 통해 이젠 오를 때가 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손흥민의 언급 뒤 토트넘은 귀신 같이 승리를 챙겼다. 지난 9일 리버풀과의 리그컵 준결승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상대가 프리미어리그 1위팀이고 이날 토트넘전에서 수비수 일부를 제외하고 정예 멤버 꾸린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손흥민은 "가끔은 정말 힘들지만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한다. 난 언제나 힘든 순간이 오면 이렇게 생각한다. '가장 밑바닥을 쳤다는 건 다시 도약할 순간이 왔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다시올라갈 때라는 거다. 힘든 시간을 지나게 되더라도 좋은 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고 믿는다"고 했다.
다만 손흥민은 리버풀전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후반 교체아웃됐다. 한 달에 1~2번 활약하는 손흥민을 두고 1년 6개월 전 수술을 끄집어내 비판하는 이가 있는 것이다.
손흥민 지난 2023년 5월 영국에서 탈장 수술을 했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이 영국 런던에서 리그 마지막 경기 후 가벼운 탈장 수술을 받았다. 회복 중이다"라고 밝혔다. 시즌 중 받았어야 했지만 토트넘이 안토니오 콘테 감독 경질까지 불거질 정도로 상당히 부진한 게 문제였다.
당시 손흥민은 다소 부진했는데 탈장 때문이었음이 드러났다. 손흥민은 지난 2021-2022시즌 리그에서 23골을 기록하며 생애 최초이자 아시아 선수 첫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탈장 문제가 발생했던 2022-2023시즌 손흥민은 리그 10골에 그쳤다.
심지어 탈장 수술을 예정보다 늦게 받았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은 더 빨리 수술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선수 본인이 밝혔다"라고 손흥민과 인터뷰를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정말 힘들었다. 난 늘 고통을 숨기는 편이다. 수술받은 사실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고통스러웠다. 모든 턴 동작, 달리기, 멈추기, 패스, 킥 등 모든 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운동을 하지 않는 일상생활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준비 운동 과정에서 영향을 준다"라고 탈장이 주는 어려움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수술을 일찍 하지 않은 이유를 든다면 난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당시 구단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나를 응원하는 팬들은 내가 좋든 나쁘든 고통 속에 경기를 했든 간에 책임감을 가졌다"라고 선수 본인이 말했다.
탈장 여파로 손흥민의 부진이 시작된 건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손흥민 개인 커리어 정점을 찍고 득점왕을 차지했던 시즌보다. 공격포인트가 줄어든 건 사실이며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8일 "이번 시즌 손흥민의 리그 성과는 약간 감소했다. 주요 득점 지표인 경기당 기대 득점(xG), 비-페널티 xG, 경기당 득점에서 이번 시즌 기록은 작년보다는 2022-2023시즌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라고 과거만큼 폭발적인 모습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직접 득점보다 도움은 증가했다. 매체는 "도움 부문에서는 더 나은 성과를 냈다. 이전까지 손흥민은 항상 자신의 xG를 뛰어넘는 득점력을 보여줬지만, 이번 시즌은 거의 기대치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라고 했다. 골결정력이 떨어졌지만 도움 능력이 올랐음을 우회적으로 알렸다.
30대 초반에 접어든 손흥민은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매체는 "시즌 중 몇 차례 손흥민이 나이에 따른 변화를 보이는 순간들이 있었다. 뛰어난 운동 능력에 크게 의존했던 만큼, 항상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기는 어려워졌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최근 손흥민 1년 계약 연정 옵션을 발동했다. 손흥민은 다가오는 2025년 6월 구단과 계약 종료 예정이었지만 1년 더 토트넘과 함께하게 됐다.
이번 옵션에 여러 구설수가 있다. 손흥민의 의지는 반영되지 않고 구단이 일방적으로 발동했다는 주장부터 레전드 대우라는 긍정적인 이야기도 나왔지만 손흥민의 이적료를 받고 판매하기 위한 옵션 발동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영국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손흥민이 단돈 1000만파운드(약 180억원)에 팀을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 브렌트포드 전 감독인 마틴 앨런은 "토트넘은 올 시즌이 끝나면 손흥민을 매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가치는 1000만~1500만 파운드(약 180억~270억원)에 불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근거 있는 발언이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 손흥민은 스페인, 튀르키예 등 많은 구단들과 이적 이야기가 언습됐다. 그 소식에 공통점은 대부분 손흥민을 이적료 없는 자유 계약 신분(FA) 영입을 원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흥민을 영입하면 이번 겨울이 아닌 소속팀과 계약이 끝나는 여름을 노렸다. 그러나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해 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손흥민을 공짜로 파는 것은 말이 안 됐다. 디 애슬레틱도 "손흥민을 공짜로 영입하는 건 누가 봐도 말이 안 됐다"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을 원하는 곳은 대부분 FA를 원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매각하기 위해선 헐값에 이적시장에 내놓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사진=연합뉴스 / 손흥민 개인 SNS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