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숏폼 열풍 일으킨 13세 소녀…신곡 '어른들은 몰라요'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평소에 마라탕과 탕후루를 좋아해서 일주일에 다섯 번은 먹어요."
지난해 봄 혜성처럼 나타난 한 소녀의 노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쇼츠 등 숏폼 플랫폼을 달궜다.
노랫말은 '그럼 제가 선배 맘에 / 탕탕 후루후루! / 탕탕탕 후루루루루!'라는 다소 밑도 끝도 없는 내용. 하지만 능청스러운 표정과 귀에 맴도는 가사는 묘하게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마라탕과 탕후루라는 유행 아이템과 맞아떨어져 그해 가장 성공적인 챌린지 가운데 하나가 됐다.
아이브의 이서, 스트레이 키즈의 창빈, 유튜버 침착맨, 안무가 리아킴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스타들이 잇따라 챌린지에 참여했다.
이 곡의 주인공은 2012년생 가수 겸 크리에이터 서이브다. 올해로 13세가 돼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그는 7일 신곡 '어른들은 몰라요'를 내고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최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서이브는 "마라탕과 탕후루의 매력은 일명 '단짠 단짠'(단맛+짠맛)"이라며 "매운 걸 먹으면 단 게 먹고 싶고, 단걸 먹으면 또 매운 게 당기지 않느냐"고 천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동네 마라탕 가게에서 한 번 먹어봤더니 너무 맛있었다"며 "마라탕과 탕후루 모두 '탕'이란 글자가 겹쳐 '마라탕후루'라는 제목을 직접 지었다"고 했다.
서이브는 "친구들이 아이돌 노래를 좋아해 처음에 챌린지를 만들 때는 '이게 대박이 날까, 사람들이 좋아해 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재미로 낸 곡인데 반응이 터져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았느냐고 묻자 "저는 극 E(외향형)여서 사람들이 알아봐 주면 오히려 좋았다"며 "지나갈 때 사람들이 '서이브다'라고 하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면 찍어준다"고 당차게 말했다.
서이브는 자기 매력을 능청스러운 연기에서 찾았다. 노래할 때 애교 섞인 말투로 마라탕과 탕후루를 사 달라고 조르는 모습이 밉지 않고 자꾸 생각난다는 것이다.
그는 6∼7살 때부터 춤과 노래가 좋아서 연예인이 되고 싶었고, 꾸준히 댄스 학원에 다녔다. K팝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달리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나오는 댄서들을 동경한다고 했다.
'마라탕후루' 열풍 이후 지난해 여름 발표한 '쿵쿵따'로는 처음으로 TV 음악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그의 어머니인 모델 겸 가수 이파니는 '엔딩 포즈'를 보고 칭찬해 줬다고 한다.
그는 같은 해 11월 대만을 찾아 TV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인터뷰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마라탕후루'의 인기를 실감하기도 했다.
서이브가 이날 발표한 신곡 '어른들은 몰라요'는 '명품 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 최신 폰만 쥐여주면 그만인가요'라는 어린이의 솔직한 생각이 담긴 노래다.
그는 "같은 이름을 가진 동요의 '사춘기 버전'으로 만든 노래"라며 "'부장님은 몰라요'나 '사장님은 몰라요'로 바꾸는 식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곡으로 지상파·케이블 TV 음악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가수 활동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번 신곡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새해에는 노래도 전문적으로 배워 보고 싶고, 해외 활동을 위해 일본어와 영어도 익히고 싶어요. 저는 요리도 좋아하고, 춤도 노래도 다 좋아해서 아직도 꿈을 찾는 중이에요."
그는 활동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당차게 말했다. "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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