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리버풀이 드디어 올 여름 계약이 만료되는 선수들에 대한 재계약 협상을 시작했다. 첫 타깃은 측면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다.
영국 매체 '미러'는 5일(한국시간) '리버풀이 마침내 아놀드에게 재계약을 시도했다. 7800만 파운드(한화 약 1426억원) 규모의 메가톤급 계약을 제안했다"라고 보도했다.
연봉은 250억원 수준으로 아주 많은 것은 아니다. 핵심은 계약 기간이다. 매체는 "리버풀은 아놀드에게 무려 5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제안했다. 이번 재계약을 성공시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러브콜 받는 선수를 지키려고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여름이적시장부터 아놀드에게 계속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이번 겨울이적시장서도 아놀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안 되면 올 여름이적시장에 자유계약으로 이적료 없이 영입하겠다는 자세다. 매체는 "레알에서 아놀드를 위해 주급 30만 파운드(약 5억 4800만원)를 제안했다. 아놀드가 여름에 자유계약으로 스페인에 합류하면 더 높은 연봉을 기대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놀드는 다가오는 6월 리버풀과 계약이 만료된다. 자유 이적이 가능한 FA신분 선수가 된다. 레알은 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유럽 축구 관련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디 애슬레틱' 소속이자 레알 마드리드 전담 기자인 마리오 코르테가나는 지난 3일 "아놀드는 이미 리버풀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알은 2025년 여름에 그를 영입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라고 알렸다.
또 "레알은 가능하면 아놀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입성을 앞당기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 제안은 리버풀에게 거절당했다"고 한다. 올 겨울 영입을 리버풀에 이적료와 함께 제안했으나 퇴짜를 맞았다는 뜻이다.
코르테가나에 따르면 레알은 아놀드 영입에 대해 확신에 가까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선수 본인이 레알에 합류하기를 원했고 현재 소속팀 리버풀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아놀드는 1998년생 잉글랜드 국적의 측면 수비수다. 유소년 시절부터 프로 데뷔까지 모두 리버풀에서 해낸 '성골 유스'다.
리버풀에서 2016년 프로 데뷔 후 지금까지 약 9년 동안 한 클럽에서만 활약 중이다. 유소년 시절까지 합치면 무려 12년간 단 한 번의 임대도 없이 오로지 리버풀에서만 뛴 선수다.
아놀드는 겨우 27살의 젊은 나이에 이미 리버풀에서 이룰 것을 모두 이루고 '레전드'가 됐다. 프로 생활 9년 동안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우승, 2021-2022 FA컵 우승,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자국을 넘어 유럽 정상에 앉았다. 그리고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우승해 세계 무대에서도 우승했다.
리버풀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는 데 아놀드의 역할은 핵심이었다. 2019년 UEFA 올해의 팀에 선정됐고 매년 세계 최고의 선수들 중 11명만 선정되는 FIFA FIFPRO 월드 XI도 수상했다.
아놀드의 가장 무서운 장점은 공격력이다. 과거 축구는 공격수는 공격만, 수비수는 수비만 잘하면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현대 축구는 기술과 전술, 전략의 발전으로 한 선수에게 많은 역할이 요구된다. 대표적으로 측면 수비수 포지션이 그렇다.
수비를 잘 해야되는 건 기본이다. 거기에 중원의 압박을 풀어줄 측면 움직임과 스테미너,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 발밑까지 많은 것이 필요하다. 이것을 갖춘 게 아놀드다.
아놀드는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수비수 최다 어시스트(13개) 기록함과 동시에 PL 수비수 통산 최다 도움(61)을 기록 중인 선수다. 아직 젊은 현역 선수인 만큼 이 기록은 현재진행형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놀드를 원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다. 레알은 측면 공격 전계를 핵심으로 한다. 그런데 측면을 책임지는 다니 카르바할이 장기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나이도 많아 이제 단기 교체 자원이 아닌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레알은 여유가 있어 보인다.
카르바할의 대체자로 아놀드가 필요하지만 당장 필요한 건 아니다. 레알은 이번 시즌(2024-2025) 자국리그(라리가) 2위 국왕컵 32강, 유럽 축구 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 올시즌 핵심 메이저 대회에서 모둔 생존 중임과 동시에 성적 또한 상위권이다.
아놀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다. 아무리 계약이 1년도 남지 않았지만, 헐값에 넘겨줄 리버풀이 아니다. 그러면 기다림이 답이다. 지금은 비싼 선수가 소속 구단과 재계약을 안하고 여름까지 기다리면 이적료 0원의 선수가 된다.
아놀드도 여름에 레알로 이적하는 것이 나쁜 선택지가 아니다. 이적료 0원으로 레알에 합류하면 레알은 이적료로 나갈 천문학적 금액을 지키면서 아놀드에 연봉을 더 줄 수 있다.
리버풀은 아놀드를 레알의 관심으로부터 지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레알보다 압도적인 금액을 재계약 조건에 넣지 않으면 스페인의 관심을 떨쳐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