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10승 고지를 밟고도 웃지 못했다. 4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 때문에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리그와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 김광현(SSG 랜더스)의 이야기다.
김광현은 지난해 31경기 162⅓이닝 12승 10패 평균자책점 4.93의 성적을 올렸다. 2012년(13승) 이후 2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만들었다. 또한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9월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승리를 추가하면서 송진우(은퇴), 양현종(KIA 타이거즈)에 이어 KBO리그 역대 3번째 개인 통산 170승을 달성했다.
2019시즌을 마치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선 김광현은 복귀 첫 시즌이었던 2022년부터 3년간 SSG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졌다. 매 시즌 160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켰다. 2022~2024년 리그 전체에서 김광현(504이닝)보다 많은 통산 이닝을 기록한 건 양현종(517⅔이닝)과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507⅓이닝) 단 두 명뿐이었다.
하지만 기록을 들여다 보면 기대 이하였다. 2022년(2.13), 2023년(3.53), 지난해(4.93)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평균자책점이 상승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투수 20명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 김광현이었다.
피홈런 개수도 증가했다. 지난해 김광현은 피홈런 24개를 기록하면서 1군 데뷔 후 한 시즌에 가장 많은 홈런을 맞았다. 종전 한 시즌 최다 피홈런은 2015년 19개였다.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김광현은 지난해 10월 1일 KT와의 5위 결정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팀이 3-1로 앞선 8회말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대타 오재일에게 안타를 내줬고, 무사 1·3루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헌납했다. 결국 SSG는 3-4로 패배하면서 6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그래도 SSG는 여전히 김광현을 믿는다. 김재현 SSG 단장은 "지난 시즌에 대해서 스스로 좋지 않은 평가를 내렸기 때문에 올 시즌에 또 다른 변화를 주면서 좋은 모습을 되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김광현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광현은 큰 책임감을 안고 새해를 맞이했다. 올해 선수단 주장 역할을 맡게 됐다. SSG 구단 역사상 투수가 주장을 맡게 된 건 2007~2008년 김원형 전 감독 이후 17년 만이다. 김광현은 지난해 12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처음이라 많이 부담되지만, 감독님, 코치님, 프런트, 선후배, 그리고 팬 여러분과 잘 소통하는 그런 주장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재현 단장은 "선수 개인으로선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김광현은) 그런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선수"라며 "김광현이 리더로서 좋은 팀을 만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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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