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자동차용 범용 칩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중국이 중국산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국산화를 적극 추진 중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과거엔 중국산 자동차에 사용된 반도체는 거의 대부분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독일 인피니온의 제품이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중국산 반도체 사용 비율이 15% 안팎으로 늘었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 당국은 중국산 반도체 목표를 설정하고 지난 5월 시작된 47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포함한 국가 반도체 펀드들을 통해 자국 반도체 제조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매출이 800억달러가 넘는 외국 자동차용 칩 제조업체들이 중국 내 생산량을 늘릴지 아니면 매출 감소를 감수할지 선택에 직면했는데 다수가 중국 내 생산량을 늘리는 선택을 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전원 공급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실행 등 다양한 기능을 위해 700개 이상의 칩이 포함된 경우가 많고 전기차에는 두 배 이상의 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 자동차협회는 중국 기업들에 미국산 프로세서는 안전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다며 구매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에 중국산 반도체 구매 실적을 분기별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역시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중국산 반도체를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용 집적회로의 상당수는 저가형 반도체이며, 완전 자급자족과는 몇 년 거리가 있다고 업계 임원들이 말했지만 중국의 발전은 이전에 미국과 유럽 등에 의존했던 품목을 생산하는 데 어떻게 진전을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신문은 짚었다.
지난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중국산 범용 반도체를 대상으로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에 착수했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중국이 자급자족을 위해 광범위한 반경쟁적이고 비시장적인 수단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있으며, 상무부는 보조금을 받는 저가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범람하여 가격을 하락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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