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제정 법안 폐기…대통령 "잠재 채굴지 4%에 192조원어치 매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7년 전 세계 최초로 금속 채굴 금지국에 이름을 올리며 환경 보호론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중미 엘살바도르가 금광 개발을 위해 채굴을 허용키로 했다.
엘살바도르 국회는 재적 의원 60명 중 57명 찬성으로 정부에서 제출한 금속 채굴에 관한 일반법 제정을 승인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35개 항으로 된 이 법은 금속 채굴 활동 관련 탐사, 추출, 가공 및 상업화를 뒷받침하는 내용과 이 과정에서 국가기관에 단독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엘살바도르 국회는 보도자료에서 "2017년 발효된 금속 채굴 금지에 관한 법률 영향으로 엘살바도르 국민을 위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제한됐다"며 "이제 우리는 주민 삶의 질 향상, 성공적인 경제 발전,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 달성에 더 다가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환경·천연자원 보존을 위해 모든 금속 채굴 사업을 금지한다'는 취지의 기존 규정은 자동 폐기됐다.
국토가 대부분 화산 활동 영향을 받아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엘살바도르에는 광물 자원이 풍부하다. 핵심 전략 광물로 떠오른 리튬을 비롯해 코발트, 니켈 등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금맥이 국토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다고 엘살바도르 정부는 설명한다.
이 때문에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금속 채굴 금지를 "터무니없는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매입과 함께 금광 개발 정책을 밀어붙이며 이번 법안 제정을 주도한 부켈레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외국 조사 기관에 따르면 채굴 잠재력이 있는 지역 중 4%에 해당하는 곳에 무려 5천만 온스의 금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가치로는 1억3천150만 달러(192조원 상당)에 달한다"고 적었다.
그는 "엘살바도르 국내총생산(GDP)의 380%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신이 주신 이 부(富)를 책임감 있게 활용해 우리 국민에게 전례 없는 경제 발전을 안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 앞에서는 환경운동가들이 모여 광범위한 오염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성토하는 시위를 했다고 현지 일간 엘디아리오데오이는 보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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