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1위라는 단어가 익숙하다.
올 초만 해도 소속팀인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입지가 불투명했던 김민재가 행복한 연말을 맞게 됐다. 각종 기관과 매체에서 센터백 1위 자리를 휩쓸고 있어서다.
김민재가 다시 한 번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축구통계매체가 선정한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센터백 순위에서 당당 1위를 차지했다. 해당 매체는 김민재 이름 왼쪽에 금메달 이모티콘을 붙여 '한국산 철기둥'의 위력을 알렸다.
통계매체 '데이터MB'가 김민재의 1위 등극 소식을 알렸다.
매체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지금까지 센터백들의 퍼포먼스를 매겼다"며 멘 위에 김민재 이름 석자를 등록했다. 김민재는 92점을 받아 분데스리가를 누비는 수십명의 중앙 수비수들 중 2명 뿐인 90점대를 얻었다.
김민재의 뒤를 이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뛰는 24세 수비수 니코 슐로터백이 91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김민재와 뮌헨에서 센터백 콤비를 이루는 프랑스 국가대표 다오 우파메카노가 3위에 올랐다. 지난여름 김민재를 밀어내고 뮌헨 주전 센터백을 꿰찰 것으로 보였던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 요나탄 타(레버쿠젠)가 85점으로 4위에 그쳤다. 슈투트가르트 수비수 제프 샤보가 84점으로 5위를 차지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대반전을 이뤘다. 지난여름 뮌헨 지휘봉을 잡은 벨기에 국적 월드클래스 수비수 출신 뱅상 콤파니 감독의 눈을 사로잡아 전반기 내내 단 한 번도 선발 자리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분데스리가 15경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6경기,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3경기 등 전반기 24경기를 전부 선발로 뛴 것이다.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개막전인 슈투트가르트전에서 큰 실수를 범해 상대에 역전골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으나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의 스피드와 수비 기술을 철저하게 신뢰했고 결국 이번 시즌 각종 지표에서 1위를 다수 차지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뮌헨은 김민재의 활약을 바탕 삼아 분데스리가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전반기 최종전에서 난적 RB라이프치히를 5-1로 대파하고 기분 좋게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김민재는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소 CIES가 발표한 이번 시즌 전세계 센터백 순위에서 유일하게 90점대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통계매체 '옵타'가 뽑은 5대리그 패스 회수에서 총 1831회를 기록하며 같은 팀 요수아 키미히(2089회)에 이은 2위에 올랐다.
지난달 초엔 5대리그 선수들 중 전진패스에서 압도적인 개수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 시선을 끌었다.
김민재의 쾌거는 그가 부상으로 인해 진통제를 투여하면서 일궈냈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독일 매체 'TZ'는 23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 스타 김민재는 지난 몇 주를 진통제와 함께 싸웠다"며 "김민재는 시즌 전반기에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고통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사랑받는 사람인 김민재는 겨울 휴식기를 고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TZ는 "김민재는 출전 시간에 있어서도 괴물이다. 그는 이번 시즌 현재까지 분데스리가, UEFA 챔피언스리그, DFB-포칼컵까지 뮌헨의 2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출전 시간으로는 미드필더 키미히가 2160분으로 앞서 있지만, 김민재는 2035분으로 올시즌 팀 내 출전시간 2위에 올라 있다"고 그의 투혼을 설명했다.
김민재는 현재 귀국해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내달 초 출국해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와의 친선 경기 등을 통해 후반기 일정을 준비한다.
뮌헨은 이번 시즌 앞두고 수비수들이 줄부상을 당해 울상을 지었다. 여름이적시장 1호 영입이었던 일본 수비수 이토 히로키와 크로아티아 수비수 요십 스타니시치가 동반 부상을 당하면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로 센터백 라인을 꾸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난시즌 김민재를 밀어냈던 에릭 다이어가 스피드가 느려 콤파니 감독이 기피하면서 김민재는 부상에도 진통제 투혼을 발휘해야 했다.
결과는 달콤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를 수상할 때의 기량을 되찾았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사진=연합뉴스 /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 UEFA / 데이터M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