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파헤치는 스릴러…영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
연합뉴스
입력 2024-12-24 14:57:05 수정 2024-12-24 14:57:05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레나테 레인스베 주연


영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영화사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어린 아들 아르망을 키우는 엄마 엘리자베스(레나테 레인스베 분)는 급한 연락을 받고 아르망이 다니는 학교를 찾는다.

그곳에서 담임선생님 순나(테아 람브레히트 바우렌)로부터 아르망이 욘을 괴롭혔다는 사실을 듣는 엘리자베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믿지 못한다.

노르웨이 영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이하 '아르망')는 학교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의 진실을 좇아가는 심리 스릴러다.

영화가 택한 시선의 주체는 어른들이다. 아르망의 엄마 엘리자베스를 비롯해 욘의 엄마 사라(엘렌 도리트 페테르센), 욘의 아빠 앤더스(엔드레 헬레스트베이트) 등 어른들이 진실 공방을 벌인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과거의 사건, 그들의 관계가 드러나고 순나를 비롯해 학교 교장까지 진실을 놓고 다툰다.

그러면서 영화의 초점은 사건의 진실보다는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로 옮겨간다. 엘리자베스가 극 중 배우라는 점까지 겹치며 각 인물의 진심이 무엇인지조차 회색지대로 남는다.

영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영화사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영화는 제한된 장소와 시간으로 이러한 심리극을 응축해 표현한다. 연극처럼 느껴질 정도로 인물의 심리에 집중하는 편을 택했다. 엘리자베스를 맡은 레나테 레인스베, 사라 역의 엘렌 도리트 페테르센 등 배우들의 호연도 심리극을 지탱하는 주요 요소다. 레나테 레인스베는 영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의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진 배우다.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초반부 연출도 돋보인다. 자동차 굉음, 고장 난 화재경보기 소리, 학교 복도의 고요함을 깨는 발소리 등의 사운드, 인물의 코피와 불안한 표정 등은 불길한 일을 암시하는데 적절하다. 엘리자베스와 욘의 부모가 대면했을 때의 긴장감도 스릴러로서의 면모를 드러낸다.

영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영화사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다만 영화의 표현 방식은 관객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영화는 조명 등을 통해 각 교실을 다르게 표현하는가 하면, 현대 무용을 활용해 인물의 심리를 드러낸다. 현실을 재현하기보다 분위기와 심리를 표현하는 데 더 집중하는 셈이다.

연출은 하프단 울만 톤델 노르웨이 감독이 맡았다. 북유럽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손자인 그는 이 영화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 격인 황금카메라상을 받았다.

25일 개봉. 117분. 12세 이상 관람가.

encounter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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