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中겨냥' 수입의류 관세…美 트럼프에 '같은 편' 부각
연합뉴스
입력 2024-12-23 03:24:00 수정 2024-12-23 03:24:00
최근 중국산 타깃 불법행위 단속 강화…밀수품 상가 사실상 해체
셰인바움 "트럼프 1기 때 타결된 USMCA은 가장 성공적인 무역협정"


주멕시코 미국 대사관 이전 개관(멕시코시티 AFP=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주멕시코 미국 대사관 이전 개관식에서 댄서가 춤을 추고 있다. 10억 달러(1조4천억원 상당) 예산으로 지은 이 건물은 전 세계 미국대사관 중 가장 크다고 미국 외교당국은 설명했다. 2024.12.23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정부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가재는 게 편' 식의 역내 무역협정 우선주의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관세 부과와 불법행위 단속을 통해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미국과 '원팀 플레이어'라는 메시지 발신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멕시코 연방관보[https://www.dof.gob.mx/nota_detalle.php?codigo=5745788&fecha=19/12/2024](DOF)와 대통령 연설 속기록 온라인 정보공개 사이트[https://www.gob.mx/presidencia/articulos/version-estenografica-inauguracion-del-hospital-general-regional-no-02]를 종합하면 멕시코 정부는 미국·캐나다를 제외한 의류 완제품 138종에 대해 35%의 수입 관세 부과 방침을 지난 19일 공표했다.

또 원단 17종에 대해서도 1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조업 투자 및 성장을 장려하기 위해 수십 년간 이어오고 있는 마킬라도라 수출 서비스산업 진흥 프로그램(IMMEX)을 통해 수입할 수 없는 제품군의 확대를 예고했다.

IMMEX은 수출 목적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수출용 상품 제조를 위한 원자재·부품 수입 시, 임시(잠정) 수입을 허용하는 제도다.

대체로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데, 산업별 진흥 프로그램(PROSEC)과 함께 멕시코 3차 산업 육성을 이끈 대표적 인센티브 정책으로 꼽힌다.

'세계 이주민의 날' 멕시코 국경 지대 시위[티후아나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 경제부는 관보에서 "섬유 원자재나 반(半)가공재 등을 멕시코 국내 시장에 직접 판매하면서 관련 정책 목표를 왜곡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탈세 등 불합리해진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앞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내 주요 산업인 섬유 관련 분야에서 "최근 몇 년간 7만9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현지 제품과 불공정하게 경쟁하는 제품 수입을 억제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멕시코 당국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번 관세 부과의 타깃은 중국 업체들이라는 게 현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량의 저가 제품을 밀어내기 수출로 소화하는 중국에 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역내 경제블록을 강화해, 트럼프 2기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코드를 맞춘 행보라는 분석이다. 멕시코 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멕시코에 46억 달러(6조6천억원 상당)의 섬유 상품을 수출했다.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 현지 매체는 최근 멕시코 정부가 멕시코시티 내 밀수품 상가를 대대적으로 단속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멕시코 경제부는 지난달 말 해군, 국가방위대, 산업재산청(특허청), 소비자원, 국세청 및 멕시코시티 당국과의 합동작전을 통해 멕시코시티 '이사사가 89 플라자'에서 26만2천334점의 위조·밀수품을 압수했다.

이 건물에는 학용품, 생필품, 반려견 용품, 전자제품 등 온갖 중국산 상품을 파는 매장이 구획을 나눠 들어서 있다.

멕시코는 이와 관련, 글로벌 업체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가짜 브랜드 상품들에 대한 유입 경로 조사도 대폭 강화한 상태다.

기자회견하는 멕시코 대통령[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중남미에서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멕시코는 지난해 미국을 상대로 4천901억 달러(685조원 상당) 어치를 수출하고 2천554억 달러(357조원 상당) 어치를 수입해 미국의 최대 교역국에 자리했다.

마약 펜타닐과 이민자 유입 차단 미비를 문제 삼는 트럼프 관세 위협에 대해 멕시코는 양국 간 무역 규모를 부각하며 재고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전날 북부 치와와주(州)에서 열린 공공병원 개원식에서 "우리 동포가 미국에서 벌어들인 소득 80%는 미국 내에서 소비된다"며 "미국 농장 노동자 70%는 멕시코 출신으로, 이들을 내쫓는 건 미국 경제를 파괴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1기 정부 때 타결된 USMCA는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 지원 정책이 아니다"라며 "3개국에 모두 도움이 된, 지금까지 세계에서 체결된 것 중 가장 성공적인 무역협정"이라고 역설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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