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샘물' 조용덕 ODA 사업추진위원장 "지속 가능한 개발해야"
16년간 영사협력원 활동 대통령 표창…한인 피살 사건 대응도 조력
16년간 영사협력원 활동 대통령 표창…한인 피살 사건 대응도 조력
(릴롱궤[말라위]=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내년은 한국과 말라위 수교 60주년입니다. 양국이 교육과 농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조용덕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추진위원장 겸 홍보부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말라위 릴롱궤 세종학당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중동총연이 6년 만에 재개한 '평화의 샘물' 사업을 총괄한 그는 이날 릴롱궤 음세체보건소와 시치초등학교 등 2곳에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는 전기 펌프 등을 전달했다.
그는 "식수위생 개선은 단순히 편의를 넘어 지역 주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특히 이번에는 우물 기증 이외에 환경 보호와 주민 자립 효과를 위한 과일나무 심기 프로젝트도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환경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경제 활동을 하게 해 삶의 질을 향상하는 이 모델은 향후 아프리카 지역에서 펼칠 아중동총연의 ODA 방향과도 맞물려 있다"며 "단발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조 위원장은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말라위는 아직 ODA를 받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면서도 "한국의 첨단 기술과 성공적인 개발 경험을 말라위의 각종 정책에 반영한다면 말라위의 상황도 더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또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국민의 90%가 농업에 종사할 만큼 농업 잠재력이 높다"라며 "K-라이스벨트와 같은 협력 프로젝트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식량 안보를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형 쌀 생산벨트'로도 불리는 K-라이스벨트는 한국의 농업 노하우와 쌀 재배 경험을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국가에 전해주기 위한 ODA 사업이다.
조 위원장은 1970년대 중반 공영토건 주재원으로 말라위에 나가 있던 아버지 조오행 초대 말라위한인회장의 권유로 1987년 릴롱궤에 정착해 38년째 거주하고 있다.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뒤 1년만 살겠다는 생각으로 주말라위 한국대사관(1992년 폐쇄)에서 행정원으로 일했지만, 말라위의 매력에 빠져 한국행을 택하지 않았다.
말라위한인회장을 지낸 조 위원장은 드래곤인베스트먼트 대표로서 릴롱궤 내 주거 및 상업 공간을 개발하는 등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에서도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말라위 영사협력원, 릴롱궤 세종학당장, 대양누가병원·대양대 이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아프리카협의회 말라위분회장 등으로 활동하는 한인사회 마당발이다.
그는 재외국민 관련 사건·사고 발생 시 긴급대처 및 현지 대응 활동을 하는 영사협력원으로 16년간 활동하며 재외국민 보호와 사건·사고 예방에 기여한 공로 등으로 지난 10월 '제18회 세계한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조 위원장은 올해 2월 동포사회에 충격을 줬던 한인 여성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주짐바브웨 한국대사관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조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라위 경찰은 용의자 4명을 특정해 검거했지만 말라위 사법 시스템상 느린 처리 과정으로 인해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다.
말라위 검찰은 증거 기록을 토대로 조만간 이들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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