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환 기자) "오해였다, 노력하겠다, 설득하겠다"
"혹시나 기대했으나 역시나"란 반응이 나왔다.
19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나온 질문에 대한 정몽규 현 대한축구협회장의 답변은 셋 중 하나로 귀결됐다.
최근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비판이나 의문들을 해소하기엔 맹탕에 가까웠다. 정 회장의 답변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정몽규 회장은 이날 출마 선언문을 읽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정 회장에 대한 내·외부의 부정적인 여론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경고한 자격정지 및 보조금 삭감 등, 향후 당선되더라도 풀어가야 할 난제들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기자회견은 정몽규 회장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나 다름없었다. 만약 정 회장이 충분한 설명을 통해 명확하고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면 취재진은 물론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기자회견 내용을 접한 축구팬들의 마음도 되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정 회장의 답변은 오해, 노력, 그리고 설득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알맹이가 없었다.
정 회장은 문체부의 지적을 비롯한 정부와의 갈등 관련 질문에는 대부분 "오해가 있었다"고 답했다. 월드컵 분담금 문제나 아시안컵 유치 실패 이유 등을 설명하기는 했으나 결국 돌고 돌아 정부 혹은 문체부가 오해했다는 이야기였다.
또한 정 회장은 그간 자신이 노력했고, 앞으로도 노력할 예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아시안컵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충분한 노력을 쏟았고, 만약 자신이 당선된 이후 문체부가 제동을 걸 경우 문체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정 회장은 문체부나 축구협회 행정에 참여하지 않는 축구인들과 관련된 질문에 '설득하거나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체부가 직무정지는 물론 과징금 및 보조금 지급 중단 등 제동을 걸기 위한 여러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어떠한 대책이 있는지 묻자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설명하지 않은 채 "그렇게 이유 없이 보조금을 삭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로 끝냈다.
감독 선임 등과 관련된 문체부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인사는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한 정 회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들조차 문체부에서 감독 선임 과정을 지적한 이유를 궁금해했다며 축구기관에서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디비전 시스템에 대한 답변 역시 '기승전 설득'으로 끝났다. 정 회장은 디비전 시스템 구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각급축구연맹을 설득하는 것이며, 꾸준히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을 뿐 어떤 부분을 내세워 구체적으로 연맹 동참을 끌어내겠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전반적으로 개운치 않았던 기자회견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자회견 내내 설득을 강조했던 정 회장의 기자회견 자체가 설득력이 부족했다.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교수 등 두 후보와 공개토론하겠다는 약속한 것이 그나마 이날 회견의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사진=신문로, 김한준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