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대부분이 외국인 감천문화마을, 57%가 1시간 미만 머물러
빈집 활용 50~60년대 주민 생활 느낄 수 있는 체험관·숙박시설 구상
빈집 활용 50~60년대 주민 생활 느낄 수 있는 체험관·숙박시설 구상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외국인이 많이 찾는 부산 대표 관광지이지만 머무는 시간이 짧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낙수효과가 적었던 감천문화마을이 주민 고령화로 늘어난 빈집을 활용해 관광자원 개발에 나섰다.
부산 사하구는 지난달 완료된 감천문화마을 관광활성화 마스터플랜 수립연구를 바탕으로 고령화로 늘어나는 빈집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대책을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관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관광·주거 지역 분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발생한 문제를 진단해 해법을 찾기 위해 진행됐다.
6·25전쟁 때 피란민들이 모이며 만들어진 감천문화마을은 낙후한 동네였지만 마을 미술 프로젝트, 도시재생 사업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며 한해 260만명(2024년 11월 기준)이 방문하는 부산 대표 관광로 발돋움했다. 관광객 중 60~80%가 외국인으로 추정된다.
오버투어리즘(관광과잉)으로 인한 주민 불편과 불만도 끊이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체류시간은 1시간 이내가 56.9%로 가장 많았고 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는 9%에 불과했다.
외국인 방문객들이 버스에서 내려 이국적인 마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포토존에서 사진만 찍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체류시간이 짧다 보니 숙박비, 식음료비, 쇼핑비 지출이 적어 불편을 겪는 지역주민들과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체류 시간이 짧은 이유는 '즐길거리' 부족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관광객은 감천문화마을에 대한 '관광자원 매력도'를 5점 만점에 4.14 점으로 비교적 높게 평가했지만 '즐길거리'는 3.8점으로 평가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다.
연구에 따라 사하구는 외국인들이 좀 더 오래 마을에 머무를 수 있게 하는 관광자원을 대폭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전쟁 당시 피란의 역사가 담긴 감천문화마을은 현재 주민 고령화로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기준 빈집은 88채가량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는 우선 확보한 예산 5억원으로 빈집을 매입해 생활체험관을 조성할 예정이다.
생활체험관은 50~60년대 감천문화마을의 주민 생활을 느낄 수 있는 형태로 조성될 예정이다.
관광객들은 감천문화마을에 위치한 부산교육역사관, 감천작은박물관과 연계해 마을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구는 빈집을 활용한 체험형 숙박시설이나 마을형호텔 등도 고민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감천문화마을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될 예정이다.
주거지역과 관광지역을 분리해 주민 불편을 줄이는 방안도 시도 될 예정이다.
빈집이 군집을 이루고 있는 지역의 골목을 개발해 관광객들의 동선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주민이 밀집된 지역은 특별관리 구역으로 지정해 관광객 출입을 일부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사하구 관계자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광객과 주민들이 가장 상생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안을 찾고 있다"며 "당장 내년 1월부터 빈집을 매입해 다양한 관광 시설 계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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