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담당 특별임무대사 지명 환영 이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접견
조기 대선 확정 안 된 상태에서 '대권 행보' 시선은 부담
조기 대선 확정 안 된 상태에서 '대권 행보' 시선은 부담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오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일 외교·경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정치권의 시선이 차기 대권 구도로 쏠리는 가운데 이 대표가 사실상 조기 대선을 의식한 '메시지 관리'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대사를 북한 담당 특별임무대사로 지명한 것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그레넬 전 대사는 국무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로 트럼프 당선인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차기 미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특사 지명을 적극 환영한다"며 "민주당은 한반도 평화의 새 길을 여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 회담 실현으로 동북아 안정과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사실상 단절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도 진전이 없었던 만큼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발언은 집권 후 외교 분야의 기조를 미리 비친 것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전날 자신이 제안했으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거부한 국정안정협의체의 수용을 재차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인사들을 국회에서 만나는 등 '민생 경제 안정'에 방점을 둔 행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행보가 윤 대통령의 권한 정지로 정부·여당이 정상적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와 의회의 협력을 견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수현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 나와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는데도 국민의힘이 아직 여당인 것으로 착각한다"며 "국민이 선출한 또 다른 권력인 국회가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챙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의 행보를 대선에 연결 지어 해석하는 것에 거리를 두는 등 신중을 기하는 기류도 동시에 읽힌다.
당내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파면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형국이라고 하더라도 조기 대선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마치 대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도 전날 국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유력 대선주자로서 비호감도가 높다'는 취지의 물음에 "지금은 대한민국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대선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을 삼갔다.
지난 14일 탄핵안 가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의원들에게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당 관계자도 "정국 주도권을 가졌어도 야당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며 "이 대표가 정부를 향해 '협조하겠다', '돕겠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현시점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지지도 선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 대표의 행보는 조기 대선과 연결 지어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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