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시상식 전후 "한강 책 읽었다" 영어 댓글 많아져
국내 팬들은 "한강의 '전작주의자' 되어간다"·"다시 읽었다"
국내 팬들은 "한강의 '전작주의자' 되어간다"·"다시 읽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유진 인턴기자 = "한강의 '흰'이 올해 읽은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영어로 올라온 감상평이다.
누리꾼 'DrD***'는 소설가 한강의 사진, 그의 책 '흰'의 영문판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셰익스피어의 비극적 예술'(Shakespeare's Tragic Art·로드리 루이스)과 '디 엠푸지움'(The Empusium·올가 토카르추크)도 좋았지만 한강의 '흰'(White Book)이 올해 읽은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가장 가슴 저미는 소설로, 하양과 하얀 물체를 활용해 슬픔의 지형을 탐험한다. 경이롭다"고 썼다.
한강이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소셜미디어(SNS)에는 '나도 한강의 책을 읽었다'는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문학 팬들도 동참하고 있다.
노벨상 시상식(한국시간 11일) 직후인 지난 12일에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9Lu***'), "이렇게 빨리 책에 끌려본 적이 없다. 12월에 발견한 좋은 책이 한강의 '채식주의자'다. 대단한 작가"('Con***') 등 영어로 된 '고백'이 엑스에 이어졌다.
엑스 이용자 'bob***'는 "오늘 한강의 노벨상 강연을 보고 듣는 즐거움. 그의 번역된 작품들을 각각 두 번씩 읽었다"면서 데버라 스미스 등 번역가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또 'miy***'는 "2018년에 '소년이 온다'를 읽었는데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사기로 결심했다"고 썼고, '12·3 비상계엄 사태' 다음날인 4일에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읽은 게 불과 한달 전인데…역사는 반복된다"('are***')는 글도 올라왔다.
해외 팬들의 이러한 '한강 인증'이 이달 노벨상 시상식 전후로 많아졌다면 국내 팬들은 지난 10월 10일 한강이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부터 '한강 앓이'를 고백하고 있다.
앞서 '예스24'가 10월 23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엑스에서 진행한 '#한강인마이책장 인증샷 캠페인'에는 520여명이 한강의 책을 읽었다는 인증 게시글을 남겼다.
엑스 이용자 'kyu***'는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독한 후 "원래 책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인데도 이 책은 한 달을 붙잡고 있었다. 작가의 바람대로 봉합 부위에 계속 피를 내고 고통스러워하며 오래 기억해야겠다는 생각만 나를 가득 채웠다"고 썼다.
인스타그램 이용자 'nov***'는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으로 4~5년 전에 읽었던 '채식주의자'를 재독했어요. 첫 장을 펼치자마자 홀린 듯이 완독했고 다시 읽어도 그 강렬함은 여전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만 읽어봤는데 이 책도 읽어봐야겠다", "나도 오랜만에 다시 이 책을 꺼내 읽어봤다"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강의 '전작주의자'가 되어간다는 '고백'도 이어지고 있다. 전작주의는 특정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어보는 독서 방식을 말한다.
인스타 이용자 'som***'는 "요즘 한강 전작주의자가 돼 간다"며 "'채식주의자'는 8년 전 처음 읽었을 때도 충격이었지만 이번에도 또 다른 의미의 전율과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엑스에는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지금은 '희랍어 시간'을 읽는 중"('jeo***'), "작가님의 책들을 종이책과 e북으로 하나둘씩 모으고 있다"('mir***'), "오롯이 한강 작가님의 책으로 (책장) 한 칸을 다 씀"('mar***') 등의 글이 올라왔다.
euge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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