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들, 野요구에 머리숙여 사과…김문수, 자리 지켜
연합뉴스
입력 2024-12-11 17:40:32 수정 2024-12-11 19:00:07
'계엄사태' 국회 현안질문…한총리 계엄 관련으로 4번 고개 숙여
與윤상현 "판례에 비상계엄은 통치행위" 공방…野 "전두환 사위" 야유도


본회의서 고개숙인 한덕수 국무총리(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 현안질문'이 진행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4.12.11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안정훈 기자 = 여야는 1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문을 가졌다.

특히 국무위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이 이들의 책임을 집중적으로 추궁했고, 이 과정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회의장 안에서는 어수선한 모습이 계속됐다.

첫 질문자로 나선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을 향해 계엄을 막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 의원은 우선 한 총리에 대해 "총리라는 이름으로 윤석열을 감쌌다"며 "국민께 허리를 90도로 굽혀서 사죄하라"고 요구하자, 한 총리는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허리를 숙여 사죄했다.

그 후에도 서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다른 국무위원들에게도 일어나 사과할 것을 제안하라'고 요청했다.

한 총리가 자신이 국무위원을 대표해 사죄한 것으로 양해달라며 2차례 더 고개를 숙였지만, 서 의원은 거듭 국무위원들이 일어나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국회에 출석한 대부분의 국무위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서 의원이 국무위원들의 인사 이후에도 또 사과를 요구하자 인사 후에 착석했던 박성재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자리에서 다시 한번 일어나기도 했다. 한 총리도 네 번째로 고개를 숙였다.

대국민 사과하는 국무위원들(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요구에 따라 일어서서 대국민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2.11 utzza@yna.co.kr

최 부총리, 이주호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사과 이후에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앉으라고 하기 전까지 착석하지 않고 서 있었다.

반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여당 의원들은 수세에 몰린 가운데서도 야권의 일방적 국회 운영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응수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내년도 예산안을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것을 문제 삼았고, 이에 한 총리는 "의원님들에게 경제 문제에 대해선 조금 냉정해지시고 협조해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한 총리는 다섯 번째로 고개를 숙였다.

같은 당 김대식 의원은 국무위원들을 가리키며 "이분들 중 내란의 꿈을 꾼 사람이 있나. 한 분도 없다"며 "여기서 인민재판식으로 이래서 되겠나"라고 기립 사과를 요구한 민주당을 비판했다.

한편, 윤 의원 질의 도중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내란 전문가, 전두환 사위"라고 외쳤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본회의장 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윤 의원이 "1997년 대법원 판례를 보면 비상계엄은 고도의 정치행위, 통치행위로 보고 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통치행위'는 역사에 남을 말"이라고 비판했으며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도 "내란이 통치행위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출신인 우 의장 역시 "대통령의 명에 의해서 군대가 국회에 총을 들고 들어왔다"며 "그것을 통치행위로 얘기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의장님께서도 대법원 판례를 공부해 달라"고 맞서며 신경전을 벌였다.

hu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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