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올해 약 544조원"…끊임없는 투자 수요에 '붐'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올해 구조화금융(Structured Finance) 거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호황을 구가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정보업체 LSEG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전 세계 구조화금융 거래가 3천800억달러(약 544조원)로 집계됐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점인 2021년보다 약 10억달러 많다.
이번 집계에는 부동산과 전통적인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구조화금융은 제외하고 산출됐다.
구조화금융은 자금조달과 운용, 위험 관리를 위해 발행자 또는 자산의 소유자가 기존의 금융상품으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경우에 금융상품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구조화한 것을 뜻한다. 자산유동화증권(ABS), 파생결합증권 등 대상 자산의 종류와 유동화 구조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올해 이런 구조화금융 붐은 활기찬 시장과 지속적인 미국 경제 호조 속에서 은행들이 높은 고정 수익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에게 더 난해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FT는 짚었다.
도이체방크의 미국 ABS 총괄인 제이 스타이너는 "우리는 투자자들의 끊임없는 투자 욕구가 돋보이는 몇 년을 지켜봐 왔고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월가는 구조화금융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더욱 모호한 구석에서 새로운 상품을 찾아왔다.
최근 몇주 동안 이뤄진 거래를 보면 윙스탑의 프랜차이즈 수수료 수익, 엑손모빌의 유정에서 나오는 원유 판매, 데이터 센터 운영업체인 클라우드HQ에서 제공하는 컴퓨팅 성능 및 공간에 대한 수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러나 구조화금융이 증가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 관리자가 위험을 조사하지 않는 것에 불안해하며, 일부 보험 펀드들을 면밀히 파악하지 않은 채 자동으로 거래를 체결하는 "프로그래밍 방식 구매자"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JP모건에 따르면 시장의 더욱 난해한 영역들과 연계된 구조화금융이 지난해 연간 규모보다 50% 증가한 630억달러에 달했다.
그럼에도 분석가들은 구조화금융 시장 규모가 시스템적 위험을 피할 수 있을 만큼 작다고 말한다.
전체 구조화금융의 상당 부분은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대출과 같은 소비자 신용에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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