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무슨 낯짝으로" 예산삭감 주장…與 "이재명 선고 분풀이로 정부 마비"
대통령실 "트럼프 초청에 골프 전혀 못 쳐 응할 수 없는 것도 결례"
대통령실 "트럼프 초청에 골프 전혀 못 쳐 응할 수 없는 것도 결례"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여야는 19일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의 예산 삭감 요구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 관련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등의 대폭 삭감을 주장하는 것을 두고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을 부각하며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민주당도 여당도 해보고 정권도 잡아보지 않았나. 업무추진비를 삭감하는 것은 공무원들보고 꼼짝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같은 당 강명구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후에 대대적으로 정부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것 같다. 일종의 분풀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경호처의 과잉 대응 논란을 거론, "증액은커녕 있는 예산도 다 삭감해야 한다"며 "무슨 낯짝이 있어서 예산을 올려야 된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군 골프장인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을 이용한 것도 이날 회의에서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지난 8월부터 한미연합 군사훈련, 부천 호텔 화재, 북한의 오물 풍선 낙하 시기 등에 즈음해 골프를 쳤다며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대비해 골프를 쳤다는 것은 시점상 오류가 있는 거짓 해명"이라고 주장했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대통령의 테니스든 골프든 스포츠 활동은 보통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골프 외교도 있다고 할 정도"라며 "만약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우리 대통령을 초청해서 같이 라운딩하자고 했을 때 골프를 전혀 못 치면서 응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것도 골프에서는 결례"라고 말했다.
이어 "골프는 경험상 하루 이틀, 한두 번 연습한다고 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리 대통령의 주말 골프가 있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역대 대통령 중 골프를 치신 분도, 아주 즐겨 하신 분도, 전혀 하지 않으신 분도 계셨지만, 어느 정부에서도 골프 문제가 이렇게 비난이나 정쟁의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윤 대통령의 '연습 라운딩'에 김건희 여사가 동행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질문하자 "영부인은 골프를 못 치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대통령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데, 골프도 치고 등산도 하고 운동을 해야 하지 않나"라며 "당당하게 말씀하라"고 대통령실을 엄호했다.
같은 당 정성국 의원은 윤 대통령의 골프 장면을 촬영한 기자에 대한 경호처의 과잉 대응 논란과 관련해서도 "대통령께 만에 하나라도 위해가 갈 수 있는 일이라면 제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진욱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불법선거사무소를 운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임기를) 끝내면 우리가 기소할 수 있다. 그때 감옥을 보내면 된다"고 말했고, 이에 국민의힘 배준영 간사가 "극한 발언"이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이른바 '한남동 라인'으로 지목된 대통령실 행정관급 직원들의 명단·사진을 야당이 공개한 것은 "인권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민주당 박성준 간사는 "(이 문제를 거론한) 한동훈 대표에게 이야기하시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소속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회의 진행과 관련한 임 의원의 거듭된 항의에 "임이자, 왜 자꾸 끼어들고 반말하냐"고 언성을 높이자 임 의원이 "왜 박찬대"라고 되묻는 등 감정 섞인 듯한 발언도 오갔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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