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근거는 제시 안해…'주체도 확인 못한 北' 국방부 지적 하루만에 발끈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14일 "우리는 평양무인기사건의 주범이 대한민국 군부쓰레기들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핵보유국의 주권이 미국놈들이 길들인 잡종개들에 의하여 침해당하였다면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막말로 한미를 싸잡아 비난하며 이렇게 밝혔다.
이날 담화는 한국 국방부가 전날 북한이 "'평양 무인기 삐라(전단) 살포'의 주체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하자 이에 반박하는 성격으로 보인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2일 담화에서 "민간 단체에서 날려 보내는 무인기가 국경을 제멋대로 넘나들도록 군부가 식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면 분명 문젯거리"라고 말하는 등 무인기 사건의 주체가 민간단체일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무인기 사건의 주체가 한국군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그 근거를 따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한국 국방부는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냈는지에 관해 "확인해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부부장은 북한이 지난 11일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고 주장한 이튿날부터 사흘 연속으로 막말을 동원한 담화를 내며 대남 위협과 비난에 열을 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김 부부장이 이번 담화에서 무인기 사건의 주범을 우리 군으로 단정하면서 미국 책임론까지 들고 나왔다"며 "대남 적개심 고취에 이어 대미 적개심까지 일으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책임론 제기는 이 문제로 긴장이 더는 고조되지 않도록 미국이 상황 관리를 하라는 의도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중대 성명'을 통해 한국이 지난 3·9·10일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