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지지 '첫 금' 방수현 "배드민턴협회 변해야…선수들 살인 일정 소화" [파리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입력 2024-08-06 00:36:06 수정 2024-08-06 01:00:41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1996 애틀랜타 올림픽의 영웅 방수현이 자신의 뒤를 이어 28년 만에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건 후배 안세영에게 축하와 함께 힘을 실어줬다.대

대한배드민턴협회를 겨냥한 안세영의 발언은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는 입장이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9위 허빙자오를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배드민턴이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건 2008 베이징 대회 혼성 복식 이용대-이효정 이후 16년 만이다. 여자 단식 종목의 경우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000 시드니,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1년 개최) 대회까지 누구도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오르지 못했다.

안세영은 커리어 첫 올림픽이었던 2020 도쿄 대회에서 노메달로 아쉬움을 삼켰지만 3년 후 파리에서 화려한 대관식을 올렸다. 지난해 코펜하겐 세계선수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손에 넣고 명실상부한 여자 배드민턴 레전드 반열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안세영은 기쁨만 가득할 것으로 보였던 이날 예상치 못했던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파리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안세영은 시상식 종료 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나선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행복하다. 이제야 숨이 쉬어지는 것 같다"며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매 순간이 두렵고 걱정이 컸다. 그래도 이런 순간을 위해 참았던 것 같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세영이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을 제패한 순간 누구보다 기뻐했을 한 사람은 방수현이다. 방수현은 MBC 배드민턴 해설위원 자격으로 이날 현장에서 안세영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지켜봤다.

방수현은 안세영이 여자 단식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도 흐뭇하게 바라봤다. 안세영을 꼭 안아주면서 '대업'을 이뤄낸 후배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방수현은 "오늘 결승전을 지켜보면서 내가 더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내가 1996 애틀랜타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을 치를 때보다 더 떨렸다"고 웃은 뒤 "안세영이 진짜 끝까지 너무 잘해줬다. 너무 기쁘고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또 "안세영이 준결승 때 일본 야마구치 선수를 상대로 쉽게 갈 줄 알았는데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늘 결승전은 1게임만 먼저 따내면 낙승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방수현은 이와 함께 안세영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겨냥해 높였던 목소리에도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밝혔다. 안세영은 금메달 확정 후 "내 (무릎) 부상은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했다. (파리 올림픽에) 나올 수 없는 상태였는데 (협회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고 대표팀에 실망을 많이 했다"고 폭탄 발언을 던졌다.

안세영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자존심을 세웠다. 여자 단체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것은 물론 여자 단식에서도 세계 최강의 위용을 뽐냈다. 



안세영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금메달 획득은 부상 투혼 속에 이뤄졌다. 귀국한 뒤 곧바로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정밀 검진을 실시한 결과 오른 무릎 근처 힘줄 일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재활 기간 최소 2주, 최대 5주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뒤 회복에 전념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종료 후 병원 검진에서 오진이 있었다며 이 부분을 지난해 연말에야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가운데 협회의 배려 부족으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펼쳤다는 입장이다. 

안세영은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여자 단식) 하나 밖에 나오지 않을 걸 돌아봐야 하지 않는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방수현 위원은 일단 자신이 외부인의 시선에서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을 내놓기 부담스러워했다. 대신 배드민턴협회의 행정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은 강한 어조로 말했다.



방수현 위원은 "배드민턴협회도 사실 조금 더 새롭게 (일을) 할 필요가 있다"며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서승재, 채유정은 살인적인 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라도 이제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소신 발언을 내놨다. 

또 "나도 안세영과는 개인적으로 (협회와 갈등에 대해서는) 얘기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면서도 "안세영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부상 이후 조금 쉬면서 올림픽을 준비했어야 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오픈, 싱가포르 오픈을 계속 뛰어야 하기 때문에 회복 과정이 힘들었을 것 같다"고 했다.



방수현 위원에 따르면 세계랭킹 1위부터 16위까지의 '월드 클래스' 선수들은 국제배드민턴연맹이 주최하는 메이저 대회는 부상이 없는 이상 의무 출전해야 한다. 출전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5000달러(약 683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방수현 위원은 "나는 이번 파리 올림픽 기간 해설을 하면서도 안세영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 선수가 '괜찮다' 이렇게 생각하고 뛰고 있는데 내가 감히 아프다, 어떻다 얘기하고 싶지 않아서 얘기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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