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직후부터 자국 경제 보호를 위해 유지해온 고정환율제를 처음으로 완화하기로 했다고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은행 간 외환거래로 환율이 결정되는 관리형 변동환율제로 전환하면서 과도한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새 환율제에 따라 우크라이나 경제와 외환시장의 안정성이 강화되고 내외여건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개선되며 장기간 고정환율제 운용으로 누적된 불균형의 위험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쟁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고정환율제 완화는 우크라이나 경제가 급격한 충격에서 벗어났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안드리 피시니 우크라이나 중앙은행 총재는 금융 안정성이 최고에 달해 경제와 기업에 힘을 보태기 위한 전시규제 완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피시니 총재는 "(전쟁 격화 속에 환율을 크게 조정한) 작년 7월과 비교할 때 상황이 매우 다르다"며 "이번 조치로 우리가 상당히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작년 2월 러시아가 침공하자 자국 통화인 흐리브냐를 달러당 29흐리브냐 정도로 전격 고정했다.
안보 위기로 국가 신인도가 떨어지면 그 나라 통화가치는 급락하고 이는 광범위하고 심각한 경제위기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전쟁이 격화하던 작년 7월까지 흐리브냐 가치를 달러당 36.57흐리브냐로 절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뒤에 우크라이나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기업 심리가 개선되면서 회복 신호를 내비쳐왔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자국 환경과 경제 여건이 되는 대로 환율 통제를 계속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산운영사 블루베이 애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전략가 티머시 애쉬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수행과 서방의 강력한 금융지원, 성공적인 회복과 재건에 경쟁력 있는 환율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경제의 내구성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신호"라고 이번 조치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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