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병력 없고 LDL 콜레스테롤 낮으면 염증 증가해 위험도 ↑"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도 심혈관질환이 오히려 더 잘 생길 수 있다는 역설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양한모 교수와 박찬순 임상강사·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집단의 염증 활성도가 증가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를 7일 발표했다.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벽에 달라붙어 혈관을 딱딱해지고 좁아지게 만들기 때문에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받기도 한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고 고지혈증약도 복용하지 않는 이들을 추적관찰한 결과, LDL 콜레스테롤이 80∼90mg/dL 이하인 경우 이 수치가 낮아질 때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오히려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는 혈중 염증수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코호트 분석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hs-CRP(고민감도 C-반응성 단백질) 수치' 사이의 J자형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LDL 콜레스테롤 '70mg/dL 미만' 그룹은 '70mg/dL 이상 130mg/dL 미만' 그룹에 비해 평균 hs-CRP 수치가 높고, hs-CRP 수치가 높은 사람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컸다.
순환기내과 양한모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도 염증 활성도 수치가 높은 사람은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지혈증약을 복용해왔거나 향후 10년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은 기존에 알려진 대로 LDL 콜레스테롤이 낮아질수록 심혈관질환 위험도 줄었다. 고지혈증약을 복용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기존 치료방식이 심혈관질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30∼75세 성인 약 243만명을 약 9년간 추적 관찰해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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