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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필로폰' 첩보…2년간 마약사범 131명 적발

연합뉴스입력
10대 15명 대부분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중독 증상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6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강선봉 마약범죄수사2계장이 조폭ㆍ미성년자 등 마약류 매매ㆍ투약 사범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4.26 pdj663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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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미성년자에게 필로폰 등을 판매하거나 공짜로 준 마약사범들이 대거 적발됐다. 경찰이 '미성년자에게 필로폰을 제공하는 성인이 있다'는 첩보를 토대로 2년간 거래관계를 추적하자 판매·투약 사범 131명이 줄줄이 걸려들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폭력조직원 A(32)씨 등 3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이 가운데 18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마약을 구매하거나 제공받아 투약한 92명도 함께 적발했다. 이 가운데 10대 청소년은 15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1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태국에서 들여온 필로폰과 대마·합성대마를 텔레그램을 통해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하거나 SNS·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알게 된 미성년자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미성년자들은 인터넷에서 알게 된 성인 마약사범 또는 친구들을 통해 필로폰 등 마약을 접했다. 대부분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중독돼 반복적으로 투약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B(18)양은 경찰 조사에서 "필로폰을 투약하고 몇 시간이 지나면 우울해지고 또 투약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며 "필로폰 제공자들이 나쁜 사람인 줄 알면서도 중독 증상으로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됐다"고 진술했다.

C(20)씨는 18세였던 2021년 체포되면서 "필로폰을 끊겠다"고 약속했지만 두 달 뒤 투약하는 현장에서 적발돼 결국 구속됐다. C씨는 한 차례 마약을 판매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6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강선봉 마약범죄수사2계장이 조폭ㆍ미성년자 등 마약류 매매ㆍ투약 사범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4.26 pdj6635@yna.co.kr

미성년자에게 필로폰을 건네거나 함께 투약한 성인은 17명 적발됐다. 20대가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3명, 40∼50대가 4명이었다. 이들 대다수는 상대가 미성년자인 것을 알면서도 필로폰을 제공하고 함께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제공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을 받는다.

경찰은 이들 마약사범을 검거하며 필로폰·대마·엑스터시 등 시가 20억원 상당의 마약류 1.5㎏과 현금 1천여만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2021년 4월 당시 16세였던 B양에게 필로폰을 제공하는 성인이 있다는 첩보로 수사를 시작했다. B양은 가족의 관심 속에 중독 증상을 치료받고 최근 검정고시에 합격했다고 한다. 본인처럼 호기심에 마약을 접하는 청소년을 위해 상담학을 전공하고 싶다며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수라도 마약류를 접하게 됐다면 숨기지 말고 경찰이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1899-0893)에 적극 알려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s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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