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집중호우] 난민촌된 신림동 골목…더딘 복구에 발동동
연합뉴스
입력 2022-08-10 11:38:42 수정 2022-08-10 15:18:21
진흙탕 범벅된 상가 건물 그대로…11일 비소식에 상인들은 한숨
도로 물에 잠겼던 강남은 비교적 빨리 복구…재난도 복구도 '불평등'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물을 퍼내는 장인수 씨[촬영 홍규빈]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박규리 이승연 기자 = 잠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10일 오전 10시께 찾은 관악구 신림동은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곳곳에 여전했다.

반지하에 살던 발달장애인 가족이 손쓸 겨를조차 없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곳에서는 주민들이 집안까지 들어온 빗물을 연신 퍼내며 살림살이를 하나라도 더 건지기 위해 애를 썼다.

아스팔트 도로 위는 진흙탕 범벅이었고 대로변 상가들은 전면 유리창이 깨져 테이프로 임시로 봉합해놓은 곳도 있었다. 주택가 골목에는 침수로 못 쓰게 돼 길가에 내놓은 집기류가 성인 남성 키보다 높게 쌓여 있었다.

집안에서는 주민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물을 빼내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따금 구청 측에서 길거리에 나와 있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주민들은 구청의 지원이 부족하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 침수 피해 현장[촬영 홍규빈]



건물주의 요청을 받아 배수 작업 중인 김인만(61) 씨는 "완전히 난민촌"이라며 "장비도 부족하고 다른 급한 집은 소방서에서 출동하긴 하는데 펌프 같은 것도 제대로 안 된 곳이 많다. 구청에서 지급한 것도 있겠지만 태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용 지원도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실태 조사를 명확히 해야겠지만 그래도 원만한 보상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근에서 복구 작업 중이던 정영두(73) 씨도 "구청이나 정부 지원 얘기가 아직 없다. 가구마다 피해 액수를 살펴보고 적절한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 산더미 같은 쓰레기도 방역 차원에서 빨리 치워줘야 한다"고 했다.

반지하 주택에서 바가지로 물을 퍼내던 장인수(59) 씨는 "동사무소에서 배수기계를 빌리기에는 너무 오래 걸려서 개인적으로 가져왔다. 물이 너무 많이 차서 물건은 건질 게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가죽 도소매업을 하며 이 지역 건물 지하 창고에 가죽을 넣어놨다가 큰 손실을 본 나명자(58)씨는 구청 직원에게 항의 중이었다.

나씨는 "이런 상황이면 실사라도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 아무리 천재지변이라도 그렇지"라면서 "구청에 문의하니 대민봉사 나온 군인들에게 말하라는데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침수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은 잠시 날이 갰지만 다음 날 또 예고된 비 소식에 한숨만 쉬었다.

운영하는 카페가 침수돼 영업을 중단한 40대 유모 씨는 "원래 주기적으로 하수구를 정리하는 작업을 했었는데 올해는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 정부에서 지원이 나온 것도 없다"며 "강남역은 바닥을 다 치웠던데 여기는 아직 뻘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악구청 측은 "도로는 급하게 통행할 수 있을 정도로 복구했고 침수 피해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부서별 복구 상황이 달라 취합은 안 되고 있다"고 했다.

복구에 어려움을 겪는 관악구 피해 지역과 비교하면 강남 일대 도로와 인도는 통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비교적 빠르게 흙과 쓰레기들이 치워졌다.

실종자가 한 명 발생한 서초구 빌딩 앞에 쌓여있던 흙과 나뭇잎들도 모두 정리된 상태였다. 구청과 소방 관계자가 빌딩 앞과 뒤에 호스를 대고 후반 배수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실종자를 찾기 위한 현장지휘실도 가동 중이었다.

학원가 피해가 있었던 대치역 인근도 차량 통행이 원활했다. 폭우 직후 버려진 차량 수십 대도 대부분 견인됐거나 갓길로 빼놓았다.

실종자 발생한 서초구 빌딩 앞 현장지휘소[촬영 이승연]

큰 피해가 난 진흥아파트 앞 상가도 지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물을 빼고 토사도 제거했다. 한국전력에서도 나와 전력 복구 작업을 서두르고 있으며 이르면 11일에는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파트는 이틀째 단수·정전 상태라 주민들은 인근 숙박시설로 피신했다. 단지 앞에는 보험사 이동보상서비스센터가 설치됐다.

15년째 진흥아파트에 산다는 김미라(75) 씨는 "10년 전에도 이랬는데 믿고 살라 해서 살았더니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더는 못 살겠어서 집을 내놓았다"고 했다.

강남구청 측은 "정비 대상 도로 83곳 중 15건은 완료했고 63건은 임시조치해 5건만 진행 중이다. 침수차는 111대 견인해 통행에 큰 불편함이 없다"며 "구룡마을과 달터마을 이재민을 수용할 구호소를 운영 중이며, 오늘 군부대 40여 명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도 "침수 피해 차량 조치 등은 대부분 다 했고 도로 정비와 가구 지원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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