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배출 선두 美中 대화단절에 기후변화 대응 차질 우려(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2-08-06 20:39:19 수정 2022-08-06 20:39:19
존 케리 美특사 "기후위기는 세계적 문제…개도국에 더 큰 피해"
11월 COP27 앞두고 양국 소통 단절…제3국 기후변화 대응의지 꺾일수도


말라버린 저수지…흙바닥에 놓인 선박(산티아고[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산티아고 라보카 댐 저수지가 가뭄으로 마르면서 2일(현지시간) 선박이 땅 위에 놓여 있다. 2022.8.4. mihye@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김지연 기자 =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에 대화·협력 단절을 통보하면서 양국이 그나마 보조를 맞춰온 기후위기 대응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의 대화가 끊기면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곤경에 처한 기후협약 이행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양국은 정치·경제적으로 갈등을 빚으면서도 기후위기에선 심각성을 공감하고 공동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양국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의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제26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6) 폐막을 앞두곤 '2020년대 기후 대응 강화에 관한 미·중 글래스고 공동선언'을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선언을 통해 양국은 점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 개발 분야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전격 방문하자 이에 반발한 중국이 미국과 기후변화 협력 중단을 선언하면서 양국의 공동대응 기조가 깨질 위험에 처한 것이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 대응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두 나라의 합의 부재가 낳을 파장이 만만찮아질 전망이다.

세계 각국은 지구의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에 견줘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데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두고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이 줄어든 유럽을 비롯해 에너지난을 겪는 나라들이 석탄 발전량 확대를 추진하면서 온난화 가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오는 11월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100일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누구보다 긴밀히 협력해야 할 '기후변화 주범'인 두 나라의 소통이 끊긴 상황이다.

중국 샨시성의 석탄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기후 의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중단되면 다른 국가의 의지도 꺾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에서 활동하는 리서우는 블룸버그 통신에 "지정학 환경 악화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세계의 노력에 해를 입힌 또 다른 사례가 됐다"며 "주요 국가들이 잘 지내지 않으면 기후위기 문제는 개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지속가능자원경제센터 소속 버니스 리 이사는 "미중 긴장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앞으로 나아가길 꺼리는 국가에 핑곗거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과 기후변화 대책을 논의해 온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도 "기후위기는 미·중 쌍방이 아닌 세계적 쟁점"이라며 "중국의 기후 문제 협력 중단은 미국이 아니라 세계, 특히 개발도상국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리 특사는 기후변화 의제가 전 세계적인 중요성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해 미국과 중국이 해당 의제를 다른 복잡한 문제와 분리해 공동논의 영역으로 남길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유실을 막기 위해 천막을 씌워 놓은 알프스 빙하(발레[스위스]=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7월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알프스 산악지역 발레주의 론 빙하에는 햇빛을 반사해 얼음의 소실을 막기 위한 흰색 천막이 덮어져 있다. 2022.8.1 prayerahn@yna.co.kr

이에 대해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ASPI) 톰 우드루페 연구원은 "지정학이 기후를 좌지우지하게 된 상황은 중국의 접근법에 변화가 생겼음을 뜻한다"며 "상대국과 관계에서 기후를 오아시스처럼 분리된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좋은 점이 있다고 보던 자세에서 순수하게 지정학적 프리즘으로 바라보는 식으로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기후 문제로 대화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기후협약이나 국내 온실가스 감축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은 점을 주목했다.

중국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설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연합(EU)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로랑스 투비아나 유럽기후재단 CEO는 "중국과 EU의 관계는 효율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매우 중요하다"며 "EU는 중국과의 대화 채널을 계속 유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조애나 루이스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지금 중국에서는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계획을 마련하고자 정책 입안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 주제에 대한 국제협력이 중단돼도 중국 내 메탄 저감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후 협상을 중단한다는 중국의 '선전포고'가 일시적인 행동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탈리아 북부 가뭄[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기후연구 싱크탱크인 E3G의 앨던 마이어 수석연구원은 "미중 관계는 항상 좋았다가 나빴다 하는 관계였다"며 "지금의 기후협상 중단이 중국이 단지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단기적인 전술인지, 아니면 더 크고 장기적인 전략적 조정의 일환인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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