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직고용 포기하나" 우려에 "퇴직자 재취업용"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자회사 3곳의 임직원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국내외 유동 인구가 늘어날 전망인 만큼, 이에 대비해 조직을 정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인천공항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따라 지분 100%로 설립한 자회사들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애초 공사가 약속했던 이들 자회사 직원들의 '직고용 전환'이 완전히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내부 우려도 감지된다.
1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공사는 내년 초를 목표로 인천공항시설관리·인천공항운영서비스·인천국제공항보안 등 자회사 세 곳의 임원 수를 현재 9명에서 최대 15명으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들 자회사는 당초 용역회사 소속이던 비정규직 공항 노동자들을 정규직 형태로 소속시켜 출범한 곳들이다.
세 군데 모두 기관장 1명과 상임이사 2명으로 임원진이 구성돼있는데, 상임이사와 상임감사 한 명씩을 추가하겠다는 것이 공사의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내년부터 공항이 바쁘게 돌아갈 텐데 자회사들이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우려된다"며 "자회사 지휘·관리체계를 보완하고 공공부문으로서의 도덕성을 보강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 조직이 확대됨에 따라 직원도 충원할 것"이라며 "본사 인력을 중심으로 30∼40명 정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벌써 반발 조짐이 보인다.
인천국제공항보안 소속 보안검색 요원들은 공사가 사실상 직고용 전환을 포기하고 자신들을 자회사에 계속 남겨두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당초 이들은 자회사에 임시 편제됐다가 공사 직고용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이른바 '인국공 사태'가 터지면서 1년 넘게 자회사에 발이 묶여있는 상황이다
공사도 내부적으로는 직고용 전환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노조 측 반발을 고려해 인천국제공항보안에 대해서는 상임감사 1명만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자회사 구조로 고착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임이사직 문제는 보류했다"고 말했다.
공사 직고용 과정에서 탈락해 해고당한 직원들의 거취 문제도 걸림돌이다.
이들이 해고 당시 자회사 소속이었다는 이유로 공사 차원에서 별다른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자회사 임원진 확충이 모순된 행보라는 지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늘어난 자회사 임직원 자리가 공사 고위직들의 퇴직 후 '낙하산 재취업' 경로가 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한 관계자는 "고연차 직원들을 자회사로 내보내 인사 적체 현상을 해소하려는 것"이라며 "부족한 일선 현장 직원부터 확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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