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흉기 테러, '이슬람 풍자' 佛 주간지 때문인 듯"
연합뉴스
입력 2020-09-26 22:34:26 수정 2020-09-26 22:34:26
"파키스탄 출신 18세 남성 용의자, 수사 당국에 밝혀"
용의자 이웃들 "신중하고 공손한 사람" 평가


샤를리 에브도 구사옥 인근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 현장 [AP=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의 범행 동기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은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26일 이번 사건 수사에 가까운 취재원을 인용, 용의자가 자신의 행동을 샤를리 에브도가 만평을 다시 실은 것과 관련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파리 11구 샤를리 에브도의 구사옥 인근에서 파키스탄 출신의 18세 남성이 칼을 휘둘러 남녀 각 1명이 상처를 입었다.

부상자들은 탐사 보도 및 독립 다큐멘터리 프로덕션인 '프미에르 린느'에서 근무하는 이들로,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봉변을 당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체포됐고, 범행에 사용된 칼 역시 인근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그와 전에 함께 살던 룸메이트, 파리 교외 팡탱(Pantin)에 있는 용의자 거주지와 관련한 수색에서 붙잡은 5명 등 지금까지 모두 7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전날 현장 인근에서 또 다른 남성 한 명을 체포했으나, 용의자를 뒤쫓은 목격자로 확인됨에 따라 석방했다.

팡탱의 이웃과 상점 주인들은 용의자가 "신중하고 공손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3년 전 파키스탄에서 프랑스로 넘어온 뒤 팡탱에 있는 4층짜리 조그만 연립주택(flat)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전날 이번 공격을 "명백한 이슬람주의자의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대테러검찰청(PNAT)은 "테러리스트 계획과 연관된 살해 시도, 테러 음모에 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이날 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공격 이후 당국이 매우 유능하게 대응했다고 칭찬하면서 "공화국의 적들은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만평으로 표지를 장식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EPA=연합뉴스]

앞서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2015년 1월 끔찍한 총기 테러의 타깃이 됐다.

주범인 사이드, 셰리크 쿠아치 형제는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에 들어가 총기를 난사해 1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샤를리 에브도는 이후 보안 강화 차원에서 사무실을 옮겼고, 구사옥 인근에는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파리에서는 이번 달부터 쿠아치 형제를 도운 공범들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는 재판 개시 당일 테러 공격의 발단이 됐던 만화 12컷을 다시 한번 겉표지로 장식했다.

이후 샤를리 에브도는 테러 단체인 알카에다의 위협을 받는 등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프랑스에서 100개 이상의 뉴스 매체는 최근 샤를리 에브도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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