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단체 "인국공 논란, 부러뜨려야 할 것은 펜이 아니라 격차"
연합뉴스
입력 2020-07-31 15:33:30 수정 2020-07-31 15:33:30
청년유니온 등 기자회견…"채용 공정성 아니라 사회연대 말해야"


(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년유니온 등 청년단체 관계자들이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 관련 청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7.31 chc@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의 보안검색요원 등 정규직화를 놓고 논란이 지속하는 것과 관련, 청년단체들은 '을과 을의 싸움'에서 벗어나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참여연대·청년유니온 등 53개 단체는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국공 정규직 노조가 취업 준비생의 고통을 이야기하려면 일자리 나누기와 사회연대부터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자신들 처우와 직접적으로 무관함에도 이렇게까지 (반대)한다는 것은 단순한 정규직화 방법에 대한 이견이라고는 보기 어렵다"며 "'공개경쟁을 통한 채용절차'는 자신들이 뚫었던 극심한 경쟁을 거치지 않으면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한정된 '좋은 일자리'가 신분 세습의 수단이 된 현실을 꼬집으며, 안정된 일자리를 확대하기보다 이를 얻어내는 과정의 공정성만 강조한 결과가 청년들의 냉소와 분노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이라는 이름의 무한경쟁을 조장하는 행위를 멈춰야 할 것"이라며 "부모 세대의 학력과 자산 격차가 미래를 결정하는 사회에서 출발선이 다른 것에서부터 공정을 논하라"고 했다.

이들은 인국공 사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일각에서 '역차별'에 항의한다며 진행된 '부러진 펜 운동'을 두고는 "우리가 진짜 부러뜨려야 하는 것은 펜이 아니라 격차"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심부 노동시장에 있는 (정규직) 노동자의 적극적인 양보와 사회연대 없이는 격차 해소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노동자와 노동자, 을과 을이 대치되는 현 사안은 무한경쟁의 결과물"이라며 "더는 무한경쟁의 언어인 공정에 휘말리지 않겠다. 누가 더 가졌냐, 못 가졌느냐의 문제에서 벗어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국공 정규직 노조는 내달 1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공항 측의 정규직화 추진이 일방적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정규직 전환 촉구 문화제'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7.31 c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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