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미·이란 MOU후 첫 회담, 핵 쟁점 본격 논의 못해"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뒤 스위스에서 개최한 첫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해 일부 미국 언론은 양측이 대화의 동력은 유지했지만 핵심 쟁점인 이란 핵은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재봉쇄' 위협 속에 한차례 연기됐다가 열리게 된 이번 회담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및 레바논 상황 관리 문제가 주요하게 논의됐으며,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이란 내 활동 재개에 공감대를 이루는 수준에 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JD 밴스 부통령이 IAEA 사찰단의 복귀를 언급한 것을 제외하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이나 향후 우라늄 농축 금지 여부 등 핵심 핵 쟁점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IAEA 사찰단이 이란에 다시 들어간다고 해도 본질적인 이란 핵 문제 해법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IAEA 사찰단의 복귀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파기한 2015년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에 포함됐던 검증 조치가 복원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합의를 파기한 뒤 IAEA의 일부 시설 접근을 제한해왔으며, 특히 지난해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 이후에는 IAEA가 농축우라늄 보유 현황을 확인하지 못하도록 해왔다.
반면 이번 회담에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이행 방안과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항행 보장 문제가 오히려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고 NYT는 짚었다.
앞서 체결된 MOU를 통해 일단락됐어야 할 사안들이 다시 불거지면서 이번 1차 회담에서는 핵 문제의 실질적 해법을 논의하기보다는 휴전 유지와 호르무즈 안정화 등 당면 현안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는 것이다.

이는 이란이 지난 20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항의하며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는 등 MOU 이행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이 이번 회담 결과를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각자가 의미를 부여한 지점은 다르다는 것도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밴스 부통령이 IAEA 사찰단 복귀를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 종식의 첫걸음'으로 부각한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레바논 전쟁 종식 진전과 대이란 제재 면제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AEA의 이란 복귀에 대해 "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하는 데 핵심이 되는 사안에서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악시오스는 "미국 정보당국은 완전한 핵 합의가 최종 타결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 협상단은 스위스에서 실무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악시오스는 양측 논의가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유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보장,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위협 수사 자제 등이 전제조건으로 필요하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협상 기간이 MOU에 명시된 '60일'을 훌쩍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분석기관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이 미국과 이란의 MOU 체결에 대해 지나치게 과열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이번 주에는 현실을 직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협상을 60일보다 훨씬 오래, 차기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는 2029년 1월까지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yum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