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세계 상위 10% 소비자, 연간 최대 5조7천억달러 환경피해 유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세계에서 소비 수준이 가장 높은 상위 10%가 초래하는 환경 피해 규모가 매년 최대 5조7천억달러(약 7천800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네덜란드 레이던대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속가능성(Communications Sustainability)에서 세계 소비 상위 10%가 초래하는 환경 피해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며 이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위기 대응에 필요한 재원 부족분에 맞먹거나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소비 상위 10%가 초래하는 환경 피해가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감축 정책은 배출·오염 감소와 지속가능한 전환을 위한 재원 확보, 사회적 형평성 개선 등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소비 기반 환경발자국(consumption-based environmental footprints) 자료와 '환경 가격 핸드북 2024'(Environmental Prices Handbook 2024)의 환경 비용 추정치를 결합해 소비 상위 10%가 초래하는 환경 피해 비용을 계산했다.
분석 결과 전 세계 소비 상위 10%가 초래하는 환경 피해 비용은 연간 1조7천억~5조7천억 달러(2017년 가치 기준)로 추산됐다. 1인당 피해 비용은 2천300~7천500 달러 수준이었다.
전 세계 소비 상위 10% 가운데 60% 이상이 미국과 유럽연합(EU)에 거주하며, 소비에 따른 환경 부담도 이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인구의 절반 이상이, EU는 인구의 40~45%가 고소비 집단에 속했다.
특히 미국의 소비 상위 10%는 한 사람이 초래하는 연간 환경 피해 비용이 1만9천~6만3천달러에 달했다. 이는 이들 소득의 6~20%, 보유 자산의 0.8~3%에 해당한다.
이들이 초래하는 환경 피해 비용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생물다양성 손실로 전체의 47~56%를 차지했으며, 다음은 기후변화(36~45%), 질소 오염(6~8%)이었고 담수 사용과 인 오염의 비중은 각각 2% 미만이었다.
연구팀은 소비 상위 10%가 초래하는 환경 피해 비용 중 생물다양성 손실과 기후변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83~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두 문제를 별개의 정책 과제가 아니라 통합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연구에는 지구 시스템의 안전한 운영 범위를 나타내는 9개 지구 한계(planetary boundaries) 중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영양염류 오염, 담수 사용 등 4개만 포함됐기 때문에 피해 추정치가 보수적으로 계산됐다고 덧붙였다.
논문 제1 저자인 레이던대 잉에 스레이버 박사는 "자연의 진정한 가치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환경 피해를 비용으로 제시하면 상위 10% 소비계층의 책임 규모를 보여줄 수 있다"며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이런 비용이 실제 환경 문제 해결에 사용된다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저자인 옥스퍼드대 폴 베런스 교수는 "상위 10%는 가장 큰 환경 피해를 유발할 뿐 아니라 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큰 영향력도 갖고 있다"며 "이들은 투자자와 고용주, 사회적 유행 창출자, 시장 형성자로서 사회 전반의 소비와 생산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들 고소비 계층을 대상으로 한 환경세나 규제 등 정책이 마련된다면 배출과 오염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전환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며, 사회적 형평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 출처 : Communications Sustainability, Paul Behrens et al., 'Environmental damages of the top ten percent consumers exceed global climate and biodiversity funding gaps', https://www.nature.com/articles/s44458-026-0007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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