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 휩싸인 모스크바·키이우…외교전 이은 수도 난타전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밤새 상대 수도를 겨냥한 대규모 공격을 벌였다.
양국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통해 외교전을 벌인 데 이어 무력 충돌 수위까지 끌어올리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밤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가 러시아의 드론·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지난 15일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으로 2명이 숨진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두 번째 공격을 받았다.
키이우 당국은 "러시아가 탄도미사일로 수도를 공격했다"며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것을 시민들에게 권고했다.
이날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대부분 지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에서는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1명이 사망했다.
같은 시간대 모스크바도 우크라이나 드론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상당수 드론이 모스크바 정유공장을 타격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의 항공편 운항도 일부 중단됐다.
러시아 군과 지역 당국에 따르면 밤새 우크라이나 드론 500대가 격추됐다. 이 중 180대는 모스크바를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번 모스크바를 겨냥한 공격은 2년 만에 가장 큰 규모"라고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이번 공격은 도시와 지역사회를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에 대한 전적으로 정당한 대응"이라며 "이제 러시아를 향해 외교적 차원에서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썼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은 대러시아 압박 강화에 공감대를 형성한 전날 G7 정상회의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G7 회의에서는 지금까지 러시아 압박에 미온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러시아에 대한 석유 제재를 재개할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태도 변화가 감지돼 주목을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G7 회의를 앞두고 대화를 거부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여러 차례 공개 제안하면서 대러 제재 강화를 위한 명분을 쌓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지원을 두 배로 늘려야 할 때"라고 적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부터 자국 서부 카잔에서 열린 러시아·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맞선 외교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이 재개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중재해 온 양측의 종전 논의는 중동 사태로 지난 3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최근 유럽 동맹국들이 러시아와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EU 차원의 협상 대표가 임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FP 통신은 전날 EU 당국자를 인용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이끄는 EU 이사회 의장실이 푸틴 대통령과 소통 채널을 개시하려는 차원의 간단한 접촉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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