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전 CEO 후원 스타트업, LG와 개발한 AI 로봇 공개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후원하는 유럽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LG그룹과 손잡고 산업용 AI 로봇 시장에 뛰어든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제네시스 AI'가 16일(현지시간) LG그룹과 협력해 개발한 산업용 AI 로봇 '에노(Eno)'를 공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에노는 피아노 연주로 손재주를 과시하는 한편 창고에서 상자를 나르고, 집을 정리하며, 연구실에서 작업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제네시스 AI는 에노가 "사전에 정의된 작업을 넘어 스스로 추론하고 적응하며 결과에 책임을 지는" 범용 로봇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 스타트업의 후원자이자 투자자인 슈밋도 인터뷰를 통해 제네시스 AI의 합성 데이터 엔진 기반의 로봇 모델 기술을 소개하며 에노의 핵심 경쟁력으로 의사결정 속도를 꼽았다.
그는 "로봇에는 시각·언어·행동(VLA)으로 이어지는 루프가 있는데, 제네시스 AI의 돌파구는 이 알고리즘이 훨씬 빠르게 작동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에노는 사용자가 직접 훈련시켜야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슈밋은 "모든 질문의 답을 갖고 깨어나지는 않지만, 데모를 보여주면 매우 빠르게 학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노가 가정용 도우미보다 신약 연구에서 정밀하게 액체를 옮겨야 하는 피펫팅(pipetting)처럼 고도로 전문화된 작업에서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봤다.
제네시스 AI는 LG CNS와 파트너십을 맺고 연내 산업 고객에 에노를 배치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구글 제미나이 등과 협력해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로봇을 훈련·테스트하는 등 이미 로봇 분야에서 양사 간 협력 기반을 다져온 터다. 제네시스 AI와의 이번 협력도 LG·구글 연대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제네시스 AI는 지난해 클로슬라 벤처스·이클립스 캐피털·옛 세쿼이아 차이나인 HSG 등으로부터 1억5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슈밋도 개인 자격으로 이 투자 라운드에 직접 참여했다.
미국 정부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 초대 의장으로 중국 AI 위협을 경고했던 그가 중국 자본과 나란히 유럽 스타트업에 투자한 독특한 구도가 눈길을 끈다.
공동 창업자 테오필 제르베는 제네시스 AI가 현재 다음 단계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로보틱스 업계에도 투자 열기가 거세다.
생산 가능 인구 감소와 제조업 자동화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독일 노이라 로보틱스는 이달 약 14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쳤고, 애자일 로보틱스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투자를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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