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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 하루 앞두고... 라이엇·PC방협, 같은 질문에 답은 달랐다

게임와이입력

전국 PC방 사업주를 대표하는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KIPC)과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의 갈등이 법정 문턱에 다다랐다. 라이엇이 유료 'PC방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매장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발로란트 접속을 5월 21일부터 막자, 조합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라며 방해금지 가처분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로 맞섰다. 그 가처분 변론기일을 하루 앞두고 두 곳이 게임와이의 서면 질의에 내놓은 답은 사실관계부터 정반대로 갈렸다.

라이엇이 유료 'PC방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매장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발로란트 접속을 5월 21일부터 막았다.

 

해외엔 정말 한국·중국뿐인가?

가장 크게 갈린 지점은 해외 사례다. 조합은 라이엇의 유료 상품인 'PC방 프리미엄 서비스'가 전 세계에서 한국과 중국 두 나라에만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조합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무상 체험 형태로 한 차례 시도됐다 끝났을 뿐이고, 베트남과 일본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에는 이 상품 자체가 없다. 조합은 올해 5월 필리핀·베트남·일본 현지 PC방에서 라이엇 게임이 막힘 없이 실행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상품이 없으니 과금도 차단도 없다는 것이 조합의 설명이다.

조합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무상 체험 형태로 한 차례 시도됐다 끝났다

 

조합이 정작 문제 삼는 대목은 중국과의 비교다. 중국은 한국처럼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파는 나라지만, 조합은 이 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중국 매장에서도 라이엇 게임이 정상 실행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상품을 파는 중국조차 미가입 매장의 게임을 막지 않는데, 한국만 가입하지 않으면 게임 실행 자체를 차단한다는 논리다. 조합이 '한국만 차별'이라고 말하는 핵심은 과금 여부가 아니라 바로 이 '미가입 매장 차단'에 있다.

라이엇게임즈 프리미엄 PC방 시간이용권

 

이에 대해 라이엇은 국가별로 PC방 산업 규모와 사업 구조, 법·제도 환경이 달라 한 나라의 방식을 그대로 견줄 수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도 라이엇은 '한국에서만 PC방에 과금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중국 PC방에서도 상업적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게임와이가 일본·베트남·필리핀 현지 페이지와 중국 인터넷카페 자료를 확인한 결과, 조합 주장은 상당 부분 사실에 부합했다. 일본에서는 LoL과 발로란트가 무료 게임으로 운영되며 자유공간 등 인터넷카페의 플레이 가능 매장이 검색 사이트에 정상 등록돼 있었고, 베트남에서는 현지 퍼블리셔 VNG게임즈가 무료로 서비스했다. 필리핀 역시 두 게임이 무료로 풀려 사이버카페에서 자유롭게 돌아갔고, 라이엇 필리핀의 PC카페 활동은 대회 응원 이벤트 제휴 수준이었다. 세 나라 모두 한국식 유료 라이선스와 미가입 매장 차단 제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은 사정이 달랐다. 텐센트가 인터넷카페를 상대로 'LoL 특권 서비스'를 유료로 판매해 왔고, 중국 현지 자료에 따르면 매장 규모와 등급에 따라 월 수백~수천 위안의 비용이 든다. 한국에만 과금한다는 주장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다만 이 특권은 게임 접속이 아니라 무료 챔피언·스킨·경험치 가산 같은 혜택을 더해주는 상품이다. 자료들은 특권을 개통한 매장이 그렇지 않은 매장보다 손님을 더 끈다고 설명하는데, 이는 특권 없는 매장에서도 게임 자체는 정상 실행된다는 뜻이다. 게임와이가 확인한 중국 자료에서도 요금을 내지 않은 매장의 게임 실행을 막았다는 정황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과금이 있느냐'에서는 라이엇 설명에, '미가입 매장을 차단하느냐'에서는 조합 설명에 무게가 실린다.

  2014 인텔컵 리그 오브 레전드(LOL) QQ 인터넷 카페 챔피언십 리그(이하 '인터넷 카페 리그') /라이엇게임즈
  2014 인텔컵 리그 오브 레전드(LOL) QQ 인터넷 카페 챔피언십 리그(이하 '인터넷 카페 리그') /라이엇게임즈

 

5천억은 PC방 매출인가, 회사 전체 매출인가?

조합이 제소 당시 내세운 수치도 쟁점이 됐다. 조합은 라이엇이 국내 인력 124명으로 2025년 PC방 시장에서 5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그 70%를 해외로 이전했다고 주장했다. 라이엇은 이 5천억 원에 대해 "PC방 매출이 아니라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2025년 전체 매출 규모에 가까운 수치"라며, PC방 매출로 설명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라이엇 코리아의 2025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체 매출은 4,913억 원이다. 그중 게임 매출은 4,587억 원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발로란트 등 모든 게임을 개인·PC방을 가리지 않고 합친 금액이다. PC방은 그 일부일 수밖에 없어, 5천억 원은 PC방이 아니라 회사 전체 매출에 가까운 수치인 셈이다.

다만 라이엇도 PC방에서 거둔 매출이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고, 감사보고서에도 PC방 매출만 분리한 항목은 없다. 5천억이 과대하다는 점은 확인되지만, PC방 매출의 실제 규모는 양측 모두 입증하지 않은 셈이다.

조합은 PC방 시장에서 5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매출의 70%를 해외로 옮겼다는 표현에도 라이엇은 그 비중에 이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감사보고서상 라이엇 코리아가 지난해 미국 본사에 지급한 로열티는 1,331억 원, IT 서비스 등 용역비는 1,003억 원으로, 둘을 합치면 매출의 약 47.5%다. 여기에 본사 배당을 더해도 60%대에 머문다. 정산성 기타 금액까지 모두 끌어모으면 70%에 닿지만, 무엇을 '해외 이전'으로 볼지에 따라 수치는 달라진다.

ㄴ관련 기사: PC방 차단 D-DAY...라이엇, 한국 매출, 해외 본사 송금 논란

 

5월 21일 조치, 차단인가 안내인가?

5월 21일 조치의 성격도 엇갈렸다. 라이엇은 이를 '프리미엄 PC방 관리 시스템 업데이트'로 규정하고, "이용자 개인 계정 자체에 대한 제재나 차단이 아니"라 사업자가 제공하지 않기로 선택한 게임이 그 매장 환경에서 중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엇은 3월부터 약 3개월간 공지와 개별 문자로 안내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면 조합은 가처분 당사자 매장을 예로 들며 "게임이 실제로 차단된 이후에는 매출이 50% 줄었다"고 전했다. 조합은 5월 21일 차단 이후 대부분의 매장이 다시 과금을 시작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PC방' 혜택
'프리미엄 PC방' 혜택

 

라이엇 게임, 노트북까지 막히나

손님이 개인 노트북을 매장 회선에 연결해도 라이엇 게임만 막힌다는 주장에 대해, 조합은 노트북으로 직접 시험해 차단 화면을 확인했고 라이엇이 입력된 IP 정보를 기준으로 과금과 차단을 한다고 했다. 라이엇은 매장 네트워크 등 PC방 서비스 환경을 통해 이용하면 매장의 서비스 이용 상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차단이 매장 환경을 기준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는 두 곳의 설명이 사실상 겹쳤다.

조합은 노트북으로 직접 시험해 차단 화면을 확인했고 라이엇이 입력된 IP 정보를 기준으로 과금과 차단을 한다고 했다. /PC방 조합

 

상생 협의는 지켜졌나

지난해 12월 상생 협의를 둘러싼 평가도 충돌했다. 조합 공지를 보면, 12월 협의에서는 12월 8일부터 약 3개월간 과금액의 15%를 프리미엄 시간으로 적립하는 인상 유예가, 3월 재협상에서는 이후 3개월간 10% 페이백과 상시 집객 이벤트 확약이 합의됐다. 두 적립은 실제로 진행됐다. 라이엇이 "협상 대표 퇴사로 합의가 무효가 됐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한 근거다. 다만 서버 개선과 프리미엄 혜택 강화는 라이엇이 글로벌 단일 정책과 오래된 게임의 클라이언트 사정을 들어 시점을 확약하지 않았고, 조합은 이를 '약속 불이행'으로 본다.

차단을 둘러싼 대목도 미묘하다. 라이엇은 12월 협의 당시 약관상 서비스 중단 권한은 있다고 보면서도 안내 과정의 문제를 인정해 이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는데, 5월 차단 강행은 그 잠정 중단을 거둬들인 셈이다. 조합이 "차단은 없을 것이라 했다"고 받아들인 대목과, 라이엇이 "권한은 늘 있었다"고 보는 대목이 여기서 엇갈린다.

3월 2차 상생 협의 /PC방 협회 공지

 

쟁점 정리

쟁점을 추리면 이렇다. 해외 비교는 둘로 갈렸다. 중국도 돈을 받는다는 라이엇 말은 맞았지만, 중국은 돈을 안 낸 매장도 게임은 되는데 한국만 게임까지 막는다는 조합 말도 맞았다.

5천억 원은 PC방이 아닌 회사 전체 매출에 가까웠고, 70% 해외 이전은 보는 기준에 따라 47%에서 70% 사이를 오갔다. 5월 21일 조치를 라이엇은 '관리 시스템 업데이트'로, 조합은 '매출 반토막을 부른 차단'으로 규정했다. 노트북 차단과 매장 환경 기준 작동에는 양측 설명이 겹쳤고, 상생 협의 이행 여부에선 정면으로 갈렸다.

양측은 이 싸움을 보는 시선부터 달랐다. 조합은 "우리는 PC를 상업적으로 제공하는 것이지, 고객이 그 PC로 이용하는 모든 것을 상업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라이엇의 확대 해석이 일반화되면 e스포츠의 터전이던 한국 PC방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라이엇은 "PC방은 중요한 파트너"라며 "관계 기관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오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설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가처분 변론기일은 6월 17일이다. 조합은 변론 뒤 2주 안에 결정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는 이와 별개로 진행된다. 게임 차단이 정당한 유료 라이선스 집행인지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인지에 대한 판단은 이제 법원과 공정위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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