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소송금 채권 7억원 가로채 부산국토청 직원 징역 4년 6개월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국토관리청 공무원이 공사업체 대표에게 소송을 도와주겠다고 속인 뒤 친형 명의로 7억원 상당의 판결금 채권을 가로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임성철 재판장)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 범행을 도운 친형 B씨에게는 징역 1년이 선고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부산국토청 직원이던 A씨는 2019년 3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공사업체 C사 대표에게 접근해 "부산국토청 담당 부서에 청탁해 공사비 소송에서 돈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소송에서 받을 판결금 채권은 일정 비율로 나눠 갖자"고 제안했다.
이 업체는 과거 다른 건설사와 함께 부산국토청 공사를 공동도급으로 진행하다가 중도에 빠졌지만, 추가 공사비 소송에서 일부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A씨는 이후 소송에서 승소하자 "판결금 채권이 압류될 수 있다"며 C사 대표를 속여 자기 친형 계좌로 7억원 상당의 채권을 넘기게 한 뒤 이를 모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A씨가 처음부터 이 돈을 업체 대표와 나눠 가질 생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A씨는 당초 C사와의 업무 관계 중 자신의 실수로 국토청에 손해가 발생해 감사원으로부터 7천만원의 변상 통보를 받자, 변상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C사 대표에게 접근했다가 이런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실제로 청탁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알선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면 실제로 어떤 구체적인 알선행위를 했는지와 상관없이 범죄는 성립한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는 과정에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했고,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까지 크게 훼손했다"면서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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