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누가 뻥명보래?' 24회 패스 이은 황인범 환상골…디테일 빛났다

(과달라하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뻥명보'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술 없는 '뻥축구'를 한다는 비판적 시선에서 붙은 별명이다.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 속에 2024년 7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도전하는 과정은 험난하기만 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을 무패로 통과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평가전에서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인 건 사실이다.
브라질(0-5), 코트디부아르(0-4)에 잇달아 참패할 때마다 비판의 수위는 극점을 경신했고, 단순한 공격 전개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프로축구 울산 HD에 17년 만의 K리그 우승컵을 안긴 것도 모자라 2연패까지 지휘해낸 홍 감독이 '전술이 없는 감독'일 리는 없다.

홍 감독은 늘 공격 과정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디테일'하게 선수들에게 지시해왔다.
측면 공격수나 스트라이커의 하프 스페이스(측면과 중앙 사이 공간) 침투, 공격수들 간의 스위칭 플레이, 공격수와 윙백 간의 유기적인 위치 변경 등을 요구한다.
이런 움직임을 홍 감독은 '콤비네이션 플레이'라고 부르며 늘 선수들에게 강조해왔다.
대표팀에서 매끄러운 공격 장면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건, 홍 감독이 원하는 축구가 아직 그라운드에서 구현되지 않아서였을 뿐이다. 1년 동안 스리백 전술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불가피했다.
그리고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에서 마침내 홍명보표 축구가 제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후반 22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동점 골 장면은 '홍명보 축구'의 백미였다.
이기혁(강원)의 헤더 걷어내기와 황인범의 논스톱 패스로 시작된 빌드업이 무려 24차례의 패스로 이어졌다.
촘촘하게 연결된 패스가 체코 수비 조직을 흔들었다. 빈자리를 집요하게 찾아내는 홍명보호 선수들의 움직임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던 체코의 진형은 결국 이강인의 24번째 킬패스에 무너졌다.
이 빌드업 과정 첫 번째 패스의 주인공인 황인범이 마침표까지 찍었다. 한 번 접어 골키퍼와 수비수를 벗겨낸 뒤 정교한 오른발 로빙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이런 장면을 만들기 위해 홍 감독은 전반전 물 보충 휴식 때 오른쪽 라인의 공격수 이강인, 오른쪽 윙백 설영우(즈베즈다)에게 세밀한 지시를 했다.
홍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빌드업 상황에서 이강인에게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 좀 더 자리해달라고 했다"며 "그 이후 반대로도 가서 자유롭게 하라고 했다. 상대가 끌려 나오면 설영우에게 (오른쪽) 뒷공간을 침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이날 훨훨 날았다. 그가 시도한 38개의 패스 모두가 끊기지 않고 동료에게 배달됐다. 홍 감독이 펼쳐놓은 판 위에서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황인범의 골 과정에서도 이강인의 움직임은 가장 빛났다.

홍 감독은 물 보충 휴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짧은 작전 타임이 여러 번 있는 농구를 참고하기도 했다. 친분 있는 농구인들에게 접촉해 작전 타임에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지시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했다.
첫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긴 홍명보호는 19일 오전 10시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멕시코는 체코보다 빠르고 조직적으로 잘 정비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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