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조립" 트럼프폰 까보니 2년 묵은 구형 중국폰에 금빛칠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 사업체 '트럼프 모바일'이 지난달 '미국 조립'이라며 내놓은 황금색 스마트폰 'T1'이 2년 묵은 구형 중국산 스마트폰과 거의 똑같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배터리를 조금 더 고용량으로 넣고 외장을 금빛으로 바꾼 등 사소한 차이만 있었다는 것이다.
소비자 제품 수리 방법을 전문으로 다루는 사이트 '아이픽스잇'은 10일(현지시간) 컴퓨터단층촬영(CT)과 실제 분해를 통해 확인한 결과, T1의 내부 구조가 2024년 6월에 나온 HTC의 'U24 프로'와 거의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HTC의 본사는 대만에 있지만, U24 프로는 중국 광둥성의 위안창전자(元昌電子)가 만드는 주문자개발생산(ODM) 제품이다.
아이픽스잇은 분해 전 CT 촬영 단계에서 이미 두 제품의 내부 배치가 거의 똑같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사진을 제시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카메라 플래시 위치와 스피커 그릴 구멍 패턴이 서로 약간 달랐으나, 뒷면 커버를 열어 확인한 결과 플래시는 내부 부품 위치는 똑같은 상태에서 플렉스 케이블만 늘린 것이었고 스피커 부품과 배치는 똑같았다.
핵심 기판도 완전히 동일했으며, 두 제품 모두 퀄컴 스냅드래곤7의 3세대인 SM7550 시스템온칩(SoC)를 사용했다.
실제로 U24 프로의 기판을 빼서 T1의 기판과 바꿔치기하는 실험을 해 보니 완벽하게 작동했다고 아이픽스잇은 전했다.
램과 스토리지를 담은 멀티칩 패키지는 비교 대상 제품의 경우 T1은 마이크론 부품, U24 프로는 SK하이닉스 부품을 썼으나 이런 부품 조달처는 똑같은 모델에서도 수급 상황이나 관세 등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고 아이픽스잇은 설명했다.
이 밖에 다른 부품의 모양, 배치, 나사 위치, 변조 방지 스티커 위치도 거의 모두 똑같았다.

두 모델 다 이른바 '펜타일' 방식 1080×2436 OLED 디스플레이를 썼으며, 현미경으로 비교해본 결과 픽셀 밀도와 배열이 완벽히 일치했다.
크기는 T1이 6.78인치, U24 프로는 6.8인치라고 문서상 표시돼 있긴 하지만 유효숫자 표기만 달리했을 뿐 실제로는 동일한 부품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내장 배터리 용량은 약간 달랐다.
T1은 필리핀제 '뉴릭스 매뉴팩처링'이 공급한 5천mAh 용량 모델을, HTC U24 프로는 중국제 '휘저우 하이파워 테크놀로지'의 4600mAh 용량 모델을 각각 썼다.
배터리 차이로 인해 T1은 최대 30W로만 충전이 가능하지만 U24 프로는 그 두 배인 60W로 충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함께 딸려오는 충전기의 용량도 다르다.
아이픽스잇은 캘리포니아주 샌루이스오비스포에 있는 이 매체 사무실로 미국 공중파방송 NBC의 뉴스 제작팀을 초대해 CT 촬영과 분해 과정을 공개했다.
결론을 종합하면, 트럼프 모바일 T1은 HTC U24 프로와 비교해 외장에 금빛 칠이 돼 있고, 배터리 용량이 조금 더 크고, 충전 속도는 절반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사실상 거의 똑같은 모델이었다.
아이픽스잇은 이런 정보를 종합해보면 이 제품은 "중국에서 설계되고 중국에서 제조되고 부품 대부분이 중국산"이라고 평가하면서 다만 기기를 '미국산'(Made in America)이라고 표시하는 데에는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매우 명확한 요건을 정하고 있으나 '미국 조립'이라고 표시하는 데에는 정책이 명확치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모바일은 T1이 '미국 조립' 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 제품은 여러 차례 출시 지연을 겪은 끝에 5월 중순에 출시됐으며 가격은
499달러(약 76만 원)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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