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방북서 '발전' 30번·'우의' 21번…전략협력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7년 만의 북한 국빈 방문에서 북중 관계 발전과 전략적 협력을 집중적으로 부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연합뉴스가 시 주석 방북 기간(8∼9일) 중국이 공개한 공식 발표문 9건을 분석한 결과 '발전'(發展)이라는 단어가 30차례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
이어 '우의'(友誼)가 21차례, '전략'(戰略)이 13차례, '사회주의'(社會主義)가 11차례, '협력'(合作)이 10차례, '교류'(交流)가 6차례 언급됐다.
중국은 시 주석 방북과 관련해 공항 환영식, 김일성광장 환영 행사, 정상회담, 환영 만찬, 문예공연 관람, 우의탑 참배, 조선노동당 중앙강부학교 방문, 오찬, 공항 환송식 등 모두 9건의 자료를 발표했다.
가장 많이 등장한 '발전'은 북중 관계를 현 상태로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실제 시 주석은 정상회담과 환영 만찬 연설에서 '중조(중국과 북한) 관계 발전', '사회주의 사업 발전', '평화와 발전'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양국 관계의 고도화를 강조했다.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된 '우의'는 북중 관계의 역사적·정서적 기반을 부각하는 데 활용됐다.
중국은 우의탑 참배 행사와 연계해 '중조 전통 우의', '우의는 영원하리'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6·25 전쟁을 통해 형성된 혈맹 관계를 재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우의탑은 6·25 전쟁 당시 북한에서 전사한 중국인민지원군(중공군)을 기리기 위한 기념물이다.
눈에 띄는 것은 '전략'과 '사회주의'의 빈도다.
중국은 발표문에서 '전략 소통', '전략 협력', '전략 조율' 등의 표현을 13차례 사용했다.
이는 북중 관계를 단순한 전통 우호 관계가 아니라 공동의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전략 협력 관계로 규정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북중 정상이 이번 만남에서 한반도 문제, 비핵화, 평화 체제 구축 등을 언급하지 않은 채 정치적 신뢰와 전략적 협력에 초점을 맞춘 것은 북중 관계가 새로운 흐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연합뉴스에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동북아와 글로벌 안보 지형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새로운 다극 질서 속에 북중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주의라는 표현도 11차례 등장했다.
중국은 양국의 '사회주의 사업'과 '사회주의 건설'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북중 관계의 이념적 공통 분모를 부각했다.
양국 관계를 같은 체제를 공유하는 사회주의 국가 간 협력 관계로 규정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협력과 교류는 각각 10차례와 6차례 언급됐다.
경제·무역·농업·과학기술 분야 협력 확대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인적 왕래와 교류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번 방북이 북중 관계를 '전통적 우의'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주의 국가 간 전략 협력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중국 공산당 인민일보는 이날 신문 1면에 '중조 전통 우의의 나무가 더 깊이 뿌리 내리고 무성하게 자라도록 해야 한다'와 '우수한 전통을 계승하고 긴밀한 단결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 2건을 실었다.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방북이 양국 최고 지도자의 전략적 지도 아래 북중 관계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협력과 인적 교류를 확대해 양국 사회주의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었으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논평에서 "시대와 국제 정세가 변해도 중조 우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 관계는 새로운 출발점에서 지역과 세계 변화·번영에 더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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