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40년 전 사라진 아버지를 찾는 여정…'상상 속의 삶'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 상상 속의 삶 =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정교하고 섬세한 문체로 상실과 기억의 문제를 탐구해온 미국 소설가 앤드루 포터의 신작 장편소설.
소설은 중년에 접어든 스티븐이 40년 전 사라진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렸다.
촉망받는 영문학 교수이자 다정한 남편이었던 아버지는 어느 날 홀연히 가족 곁을 떠나고, 열한 살 소년 스티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세월이 흘러도 의문은 사라지지 않고, 결국 스티븐은 아버지의 삶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단서를 모아갈수록 아버지란 존재는 모호하고 불가해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작가는 가장 깊은 애정을 주고받는 이들조차도 끝내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문학동네. 444쪽.

▲ 다른 사랑 = 최은미 지음.
소설가 최은미가 '눈으로 만든 사람' 이후 5년 만에 발표한 소설집. 2025년 김승옥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김춘영'을 비롯해 모두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렸다.
'김춘영'은 탄광촌 여성의 생애사를 연구하는 '나'가 지역사회를 뒤흔든 국가 폭력 사건의 관련자인 김춘영을 면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피해자'라는 전형성의 틀에 가둘 수 없는 김춘영이란 인물을 통해 타인의 삶을 이해하려는 태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각각의 소설은 원래의 공간을 벗어나 낯선 공간에서, 낯선 인물을 만나며 생기는 감정의 동요와 새롭게 열리는 감각을 다뤘다.
문학동네. 276쪽.

▲ 북쪽의 개 = 엘리자베스 매켄지 지음. 김진희 옮김.
'블랙코미디의 장인'으로 불리는 미국 작가 엘리자베스 매켄지의 신작 장편소설이 번역 출간됐다.
주인공 페니 러시는 인생이 꼬일 대로 꼬인 삼십 대 여성이다. 남편의 외도로 결혼 생활은 파탄 났고, 직장까지 그만둔 데다, 부모는 호주 여행 중 실종돼 소식이 없다.
이 와중에 혼자 사는 할머니마저 침입자를 바주카포로 위협하는 등 말썽을 피운다. 할머니의 담당 회계사인 버트가 문제 해결을 위해 찾아오지만 별 도움은 되지 않고, 페니는 버트의 낡은 밴 '북쪽의 개'를 타고 떠돌이 생활에 나선다.
비극적 상황조차 장난스럽게 비트는 유쾌한 시선과 유머러스한 문체, 개성 있는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비채. 420쪽.
kih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